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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R&B 싱어송라이터 죠지는 다양한 아티스트가 추천하는 뮤지션이다. 일상의 캐치 넘치는 모습을 담아낸 재치있는 가사와 특유의 트렌디한 음색 그리고 곡마다 달라지는 그의 짙은 감성에 아티스트를 비롯해 많은 리스너가 매료됐다. 지난해 8월 미니앨범 ‘카세트(cassette)’ 이후 OST와 색다른 프로젝트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던 죠지가 9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신곡 ‘바라봐줘요’로 대중 앞에 오래만에 나섰다.

죠지는 “R&B신의 새로운 분들이 많지 않아서 도드라져 보이고 눈에 더 띄는 것 같다. 저라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로 편안함과 자유롭다는 것에 대한 로망을 많이 느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7년 싱글 ‘보트(Boat)’와 함께 유쾌하고 위트 있는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은 죠지는 싱글 ‘스위밍 풀(Swimming pool)’이 2018년 애플뮤직이 선정한 올해의 노래에 선정되는 쾌거를 얻었다. 이후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하려고해고백’은 2019년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또 그 사이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알함브라의 궁전’ 등의 OST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왔다.

그는 “기분은 좋다. 무언가 일구어 내거나 올라서야 겠다는 것은 없지만 시작은 했기에 내가 생각하고 사람들이 생각한 기준까지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은 정규앨범을 내고 싶은 욕구가 있고 차트에 올라가고 싶은 욕구가 있다. 또 나이를 더 먹어 30대 후반 쯤 다시금 정규앨범을 내고 싶은 로망 같은 것도 있다”고 밝혔다.

죠지는 지난해 가을에는 20세기 한국 시티 팝을 재조명하는 프로 젝트, 온스테이지 디깅클럽서울에 첫 번째 주자로 참여해 김현철의 ‘오랜만에’를 재해석했고 연말에는 김현철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위시 리스트 중 하나가 리메이크였는데 좋은 기회가 닿았다. 사실 ‘오랜만에’ 노래를 잘 몰랐는데 부르면서 굉장히 좋더라. 개인적으로 합주 경험이 적은데 김현철 아저씨와 작업을 통해 많이 배웠다.”

발라드 신곡 ‘바라봐줘요’는 ‘오랜만에’에서 느꼈던 감성의 연장선에서 탄생하게 됐다. 그는 “‘오랜만에’를 하면서 그런 사운드가 듣기가 좋았다. ‘오랜만에’를 편곡한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었는데 발라드도 해보고 싶었고 따뜻한 노래다. 시티팝이라기보다는 90년대 발라드, 솔리드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다작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곡이 빨리 나오는 편이 아닌데 제 것이 나올때가 좋다. 댓글 보는 느낌도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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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지는 가수를 꿈으로 시작했다기 보다 취미와 좋아한 것이 음악이었고 자연스럽게 그것과 하나가 되가는 과정을 거쳤다. “저 혼자 즐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고 돌아오는 반응이 좋았다. 중학교시절부터 정글라디오나 마이크몰이라는 사이트에 올리고 댓글 달리는 것이 좋아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가까워졌다. 당시에도 보통 커버 영상을 올리는데 나는 비트를 다운 받아 멜로디랑 가사를 적어 올렸는데 마이크도 받고 스피커도 받았다.”

어릴적부터 자신의 노래를 꾸준히 만들고 들려 온 그의 작업 방식도 역시 자유로웠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1년에 5~6번 정도 무언가 오는 시간이 있다. 그 순간에 집중해서 만드는 편이고 이후에는 보상심리로 또 몇달 놀았다. 회사에서는 최대한 기한을 맞추려고 하는데 그게 괴로운 것 같다. 창작욕구가 없는데 무언가를 해야되면 기한도 늘리기도 하고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조금씩 초인적인 느낌이 생긴다.(웃음)”

그는 “‘스위밍 풀’을 쓸때는 마음이 힘들어서 그런 노래를 쓰고 싶었다. 요즘에는 멋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해야지 생각한다. 공연에서는 렉스 오렌지 카운티(rex orange county)나 음악적으로는 사이키델릭 록 밴드 언논 모털 오케스트라(Unknown Mortal Orchestra)를 많이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을 만들때 막 길게 만들지 않으려 한다. 6분이 넘어가는 것은 나도 못듣고 만들 능력도 안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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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죠지는 기리보이, 키드밀리, 오르내림, 한요한 등과 함께 우주비행 크루에도 속해 있다. “우연히 기리보이 형을 알게 됐는데 ‘들어 올래’하시길래 들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크루가) 활동이 왕성해지더라. 나는 이제 파티를 하면 노래를 같이하고 그런 정도인데 모두가 다 재능이 있고 착하다. 그 중에 최엘비라는 친구가 있는데 음악이 굉장히 좋다.”

2019년 자신의 디지털 싱글을 통해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죠지는 연내 정규앨범을 준비 중이다. 죠지는 “곡 작업을 꾸준히하고 있다. 7월을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지켜질 수 있을지... 앨범이 나오면 그냥 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콘셉트가 있어서 곡 뿐만 아니라 무대나 옷 등 모든 것이 짜임새 있게 나오는 것이 멋있을 것 같다. 나 역시 하나로 통일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고충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죠지는 자신이 ‘유쾌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항상 친구처럼 편한 가수였으면 좋겠다. 어떨때는 멋있어 보이고 싶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편하고 친숙한 사람이다. 제 스스로도 활동에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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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크래프트앤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