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그들의 서사-나의 왼쪽 종이 24x114x9cm 2019
이유미, 그들의 서사-나의 왼쪽, 종이, 24x114x9cm, 2019. 제공|세컨드에비뉴갤러리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조각가 이유미 작가가 개인전 ‘누구라도…’전을 서울 종로구 필동 세컨드에비뉴갤러리(최기영 대표)에서 연다.

이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한 후 종이죽으로 인체조각을 하는 일명 ‘종이-조각’을 하는 작가다.

오는 10일부터 6월 9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을 시적으로 표현한 신작 조각작품 32점을 선보인다.

그동안은 온전한 인체가 선보여졌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몸 한쪽이 절단된 종이인간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유미 작가는 “잃어버림에 대한 이야기다. 근대부터 현대를 관통하는 삶을 보면 늘 한쪽으로 치우쳐서 사람들을 편가름하고 줄서기를 강요했다. 집단 갈등의 정도는 시대가 달라도 점점 심화되고 이념 갈등과 지역 갈등, 세대 갈등부터 빈부갈등 등등 너무도 많은 것들로 인해 개인의 삶이 더 고단하다. 다양성이 거세된 이들의 모습이며, 갈등으로 인해 희생된 모습이며, 갈등의 주체가 된 사람들의 온전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부끄럽고 슬펐던 것이 이번 작업에서 반쪽 짜리의 자아의 모습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류병학 독립큐레이터는 “어떤 특정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 내어 관객으로 하여금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한다. 일종의 아날로그식 ‘하이퍼 서사(Hyper Narrative)’다”라고 풀이했다.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인체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느 한 부분에 반짝 빛나는 금빛이 있다. 상처의 치유이자 변색되거나 부식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의 표식이다.

결국 이 작가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죽음과 삶에 대해 에둘러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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