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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베스트샵에 전시된 LG전자 건조기.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자동콘덴서 시스템 자체는 좋은 기술력이다. 다만 건조기 용량을 키우고 급하게 내놓다보니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LG전자 건조기 ‘자동세척 시스템 ’결함 논란 사태에 일부 피해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렇게 분석했다.

최근 LG전자 건조기를 사용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자 지난달 30일 개설된 ‘엘지건조기 자동콘덴서 문제점’ 네이버 밴드만 놓고 보면 일주일만에 가입자가 1만여명을 넘겼고, 문제가 있다고 인증한 사진 및 영상이 벌써 1500여건 가량 된다.

가장 많이 발견되는 피해사례는 자동세척기능이 탑재된 14kg과 16kg대 건조기로 나타났다. 9kg용량의 제품은 콘덴서를 소비자가 직접 촬영해서 확인하는 게 어렵고 AS기간이 지난 제품이 대부분이라 유상서비스를 받아야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밴드 개설자 강씨는 “특히 대용량 사이즈에서 세탁물이 마른 상태로 이불털기 기능을 사용하면 자동콘덴서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젖은 빨래를 건조하면 수분이 나와서 콘덴서(열교환기)를 씻어주는 반면 마른 이불이나 방석 등을 털면 그 먼지들이 콘덴서에 달라붙고, 수분이 없는 상태여서 먼지가 제대로 안 씻겨 다음 빨래감을 돌릴 때 나오는 수분과 먼지가 콘덴서에 붙어 악취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성급함이 빚은 결과로 관측된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건조기를 판매해왔던 LG전자는 지난 2017년 9kg 용량의 전기 건조기를 처음으로 출시했고, 1년도 안돼 단숨에 점유율 60%이상을 차지하며 가전의 명가 위엄을 과시했다.

시장이 커지니 삼성전자도 국내 건조기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다음해인 2018년 대용량 사이즈인 14kg 모델을 내놓아 맞불을 놓았다. 대용량 사이즈는 삼성전자도 초반에 내놓으면서 말이 많았다. 건조할때마다 세탁물이 건조통을 이탈해 먼지필터를 막아 의류에 먼지가 묻어나오는 현상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초반 삼성전자는 어느 건조기에서나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일하게 대응했다가 피해자가 급증하자 먼지필터 결함을 개선해 무상 교체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LG전자는 “(콘덴서에) 먼지가 보인다고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의 잘못된 세탁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물론 삼성전자의 먼지필터 결함 문제의 경우 2~5만원대 필터만 교체해주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어 좀더 조치가 빨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LG전자의 이번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소비자들은 ‘가전 명가’ LG에게 매우 실망한 상태다.

앞서 지난해 LG전자의 6모션 통돌이 세탁기에서 세탁 후 먼지가 걸러지지 않아 문제가 커진 바 있다. LG전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자 불만을 제기한 고객에 한해 무상 서비스를 진행했다.

엘지 건조기 문제 대해 오보라 대응
LG전자 건조기 자동세척기능 시스템에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에 대해 LG전자 측은 “건조성능과 냄새는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제공|제보자

최근 건조기 사태도 편의를 주기 위해 넣었던 자동세척기능이 문제가 됐다. 이번 사태에서는 보다 빠른 대처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LG전자는 초반 피해자들이 문제제기를 할 때는 모른 척하다가 언론에 문제가 노출되자 요청한 소비자에 한해 무상 AS를 진행하고 있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일부 소비자들은 AS기사를 불렀을 때 수리 과정을 촬영하기도 하는데 보도가 나간 시점부터는 사진촬영도 금하고 있다. 몇몇 AS수리기사들은 “사진촬영을 안한다고 동의하셔야 세척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면서 본사 지침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건조기는 아직까지도 신가전으로 분류돼 좀더 개선할 기능이 많은 가전기기로 분류되고 있다. 건조기에 대해 잘 안다는 일부 피해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 건조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양한 사례에서 나올 문제들에 대한 테스트를 모두 해보지 않고 대용량 사이즈를 급하게 내놓다보니 품질 문제가 빚어진 것 같다고 보고 있다.

건조기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16kg대 대용량 국내 건조기 점유율만 따지고 보더라도 지난 1월을 기점으로 50% 선을 넘었다. 시장이 커지고, 경쟁자는 많아지는 상황에서 시장 선두자리를 차지하는 LG전자가 조바심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좀더 신중했어야했다. 통돌이 사태 때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는데 또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조만간 LG전자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이 문제를 덮기에 급급한 대처로 일관한다면 ‘가전명가’라는 명예로운 별칭을 더이상 듣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