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경찰에 정식 입건됐다.
고급식당을 통째로 빌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고도 경찰 수사망에 들지 않던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꼭 3주만에 신분이 달라졌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양 전 대표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달 26일 양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21일만이다.
그동안 많의 의혹과 정황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개시할 만한 단서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았던 경찰이 입장을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 자료를 분석해 양 전 대표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내사에서)수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과연 경찰이 양현석 전 대표를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단서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경찰은 여성들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정마담’을 비롯해 유흥업소 관계자 등 10여명을 불러 당시 성매매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된 MBN ‘뉴스8’에 따르면 양 전 대표 외에도 유흥업소 종사자 등 2명이 성매매알선 혐의로 입건됐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9월 서울의 한 고급식당을 통째로 빌려 말레이시아 출신 재력가 조 로우 등 동남아시아 사업가들을 위한 술자리를 마련하면서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불러 성매매를 알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5월말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인 가운데 이 자리에는 가수 싸이도 동석한 사실이 드러났고, 경찰은 지난달 16일 싸이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스트레이트’는 이달 초에는 지난 2014년 10월 유럽 원정 성매매알선 정황이 있었다는 정마담의 인터뷰를 방송하며 양현석의 성접대 의혹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그러나 경찰은 ‘스트레이트’의 보도 이후에도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내사만 할 뿐 정식 수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할 만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양 전 대표는 참고인 조사 당시에는 지난 2014년 술자리에는 유명 프로듀서를 만나기 위해 갔다고 진술했을 뿐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8’은 경찰이 2014년 9월 술자리에서 양 전 대표와 YG 직원의 지출 내역을 파악해 접대로 보이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유럽 여행에 함께 간 여성 중 일부는 성매매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단서들에서 출발, 경찰은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현석 전 대표가 수사망에 들면서 올초부터 각종 논란의 중심이 된 YG에 대한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현석을 비롯해 YG엔터테인먼트는 올초 일명 ‘승리 게이트’라고 불린 각종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에서 촉발, 당시 YG 소속이던 빅뱅 승리가 클럽 사내이사로 사건에 연루돼 갖가지 구설수에 휩싸이면서 승리는 물론이고 YG의 수장인 양현석 전 대표도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경찰에 정식 입건되면서 그를 둘러싼 의혹의 베일이 드디어 벗겨지는 것인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