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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우석 전문기자] “한국인의 대표 외식, 고기구이 맛을 테마로 했습니다.” 젊은 셰프는 우승자 발표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상상도 못했다”며 펄쩍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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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하얏트 호텔&리조트가 하얏트 글로벌 체인에서 전세계 동시 진행하는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 한국 지역 준결승을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개최했다. 올해로 아시아에서는 3번째 시행되는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의 지역 준결승 한국 대표에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장병덕 셰프(텐카이)가 선정됐다.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는 젊은 셰프의 역량을 개발하고, 하얏트 식음부의 우수성과 창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하얏트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 미국에서 시작한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는 아시아 태평양, 유럽, 미국, 중동, 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확대, 진행 중이다. 매년 시행하는 이 캠페인을 통해, 하얏트 조리부 막내 직원부터 부총주방장까지 누구나 요리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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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얏트가 세계적으로 동시에 펼치는 이 캠페인은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K-POP스타’ 등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각 호텔에서 출발, 국가별, 지역별 예선, 준결승, 결승 등을 거쳐 ‘최고의 셰프’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지난 2개월간 각 호텔에서 치룬 예선을 통해 국내 준결승에 출전한 4인 셰프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장병덕, 그랜드 하얏트 인천 선창호, 파크 하얏트 서울 정상협, 파크 하얏트 부산 허성원 셰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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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는 사전에 재료를 공개하지 않으며, 참가 셰프들은 대회 전날 밤 블랙박스 개봉을 통해 재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제3회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 지역 준결승 블랙박스 재료는 완도산 전복, 한우 안심, 기장산 건미역, 고구마, 백도 복숭아 등이었다.
참가자 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6시간. 오전 10시부터 조리를 시작해 오후 4시엔 심사위원 앞에 메뉴를 차려야 한다. 메뉴에는 반드시 블랙박스 재료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게 가장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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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가 셰프들은 5가지 재료를 사용해 저마다 레시피를 구상했다. 전년도 우승자 오세봉 셰프(그랜드 하얏트 서울)가 현장에서 조언을 하며 참가 셰프들을 독려했다.
블랙박스 재료는 만만치않은 과제였다. 한우 안심이야 누구나 좋아하는 식재료. 그래서 차별화가 어렵다고 다들 털어놓았다. 복숭아도 써야한다.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열린 대회라 기장산 미역도 포함됐다. 하지만 미역은 외국인이 그리 즐기지 않는다. 심사위원 중엔 아르헨티나, 독일, 호주 등 외국인 총지배인과 총주방장이 넘쳐난다. 주방이 아닌 그랜드 볼룸에 차린 세트라 기구도 장소도 낯설다.
머리를 짜내고 손을 바삐 서둘러 어려운 난관을 이겨낸 각 참가 셰프들은 자신의 열정을 담은 메뉴(콜드디시와 핫디시)를 차렸다. 이때가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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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심사위원들이 바빠졌다. 호텔 총지배인과 총주방장 이외에도 외부에서 류태환 셰프(류니끄), 이영라 셰프(어반딜라이트) 등 셰프 출신 외부 심사위원들이 참가했다.
참가 셰프가 나서 자신의 레시피와 의도에 대해 설명하면, 심사위원들은 음식 맛을 보며 맛의 조화, 플레이팅, 소통 등 여러 항목으로 나뉜 평가서를 채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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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재료에 같은 하얏트 계열 호텔 셰프지만 정작 차린 음식은 저마다 달랐다. 맛이며 모양새는 사인사색 천차만별로 나왔다. 예를 들어 전복을 굽거나 찌고, 술찜으로 내는 등 자신의 의도에 맞춰 조리했다. 까다로운 재료인 복숭아를 굽거나 거품형태 소스로 재해석하는 등 창의적 시도를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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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 장병덕 셰프는 ‘친구들과 갈빗집에 간 느낌’을 메뉴로 탄생시켰다. 콜드디시는 고깃집에 상차림에 따라나오는 오이냉국을 재해석했다. 서양인들에게 자칫 딱딱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전복은 최대한 부드러운 맛을 내도록 2시간 이상 쪘다. 오이, 양배추, 사과, 미역을 넣은 소스로 가스파초(스페인식 냉스프)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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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디시는 스테이크로 냈다. 한우는 저온조리(수비드)해서 최대한 부드러움을 유지시켰고 소스는 포트 와인과 된장을 사용해 한국적 맛을 냈다. 가니시엔 트러플 퀴노아 튀김, 고구마 사과 퓨레, 레드와인 샬롯, 버섯을 넣은 비트무쌈을 곁들여 ‘고깃집 상차림’에 세밀함을 더했다.
장 셰프의 음식은 세계적으로 인기높은 ‘코리안 바비큐’의 맛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료에 충실하면서도 짧은 시간 내 많은 가짓수의 조리를 해냈다는 점도 우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 중 류태환 셰프는 “블랙박스 재료의 가짓수나 주방이 익숙하지 않음을 고려하자면 그리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는데도, 네 분의 셰프들이 창의적이고도 맛있는 음식을 창작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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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3회째를 맞은 ‘더 굿 테이스트 시리즈’를 개최한 파크 하얏트 부산의 앤드류 애쉬다운 총지배인은 “국내 4개 하얏트 호텔이 모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선에 참가할 한국 지역 대표를 뽑는 뜻깊은 경연을 부산에서 진행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며, 참가 셰프들이 그동안 쌓아왔던 실력을 가감 없이 뽑내고 더 나아가 하얏트가 강조하는 문화의 다양성을 경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대회 주최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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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역 준결승에서 우승한 장병덕 셰프는 올해 11월 한국 대표로 마카오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결선에 참가할 예정이다. 거기서 우승하면 세계 결승에 참가하기 위해 내년 초 프랑스 파리로 간다. 한국인 셰프가 하얏트 최고 셰프로 우뚝 서기위해 이제 두번 만 더 이기면 된다.
demor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