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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K팝 어벤져스’ 슈퍼엠(SuperM)이 일을 냈다.
빌보드는 13일(현지 시간) ‘슈퍼엠이 빌보드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로 데뷔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또 “K팝 슈퍼그룹 슈퍼엠이 데뷔 앨범으로 16만 8천 유닛을 획득해, 미국 R&B 가수 섬머 워커(Summer Walker)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두번째 쾌거이자, 데뷔 앨범으로는 최초다. 이렇게 슈퍼엠은 데뷔와 동시에 빌보드 1위를 거머쥐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에 대해 슈퍼엠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1위를 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꿈만 같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뿌듯한 결과를 얻어 행복하고,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슈퍼 시너지를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슈퍼엠은 SM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연합팀이다.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과 카이, NCT 127 태용과 마크, 중국 그룹 WayV 루카스와 텐 등 7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팀명은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모여 슈퍼 시너지를 선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태생부터 국내보다는 미국 진출을 목표로 삼은 그룹이다. 각 그룹에서 퍼포먼스에 능한 멤버들이 뭉친 것. 지난 2일 서울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통해 데뷔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각 그룹에서 이미 잘 활동 중인 멤버들을 모아 새 팀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가지 시선이 존재했다. 이에 대해 백현은 “우리의 목표가 있다. 멤버들 개개인마다의 개성, 경험을 통해 슈퍼 시너지를 내고 싶다. 나아가 슈퍼 파워한 모습을 널리 널리 알리고 싶다”라며 “우리가 이렇게까지 잘 맞을 일인가 싶을 정도로 안무를 맞추는데도 호흡이 좋다”라며 연합팀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슈퍼엠은 데뷔 쇼케이스도 미국에서 진행했다. 그만큼 이례적인 그룹이자 행보였다. 자연스레 방탄소년단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K팝스타라는 공통점은 분명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성은 달랐다. 슈퍼엠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SMP, 퍼포먼스, 군무를 전면에 내세웠다. 타이틀곡이자 데뷔곡 ‘Jopping(쟈핑)’ 역시 그러한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카이는 “SMP의 끝판왕”이라고 자신했다. 또 수록곡 중에는 북소리를 가미하는 등 한국적인 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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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스타가 되면서 미국시장이 조금 더 친근해졌을지언정 미국은 여전히 먼 꿈 같은 존재기도. 태민은 “미국에 공연을 간 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데뷔라니 꿈만 같다”라며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드러냈다. 하지만 ‘K팝 어벤져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 슈퍼엠은 모두의 예상보다도 더욱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이들의 행보에 리파이너리29, 롤링스톤, 포브스 등 미국 언론들도 슈퍼엠을 집중 조명했다. 리파이너리29은 “슈퍼엠은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살려서 북미에 진출했고, 이는 매우 도전적인 행보다. 슈퍼엠이 문화 간 이해를 증진하고 한국 문화가 더욱 널리 전파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기대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슈퍼엠, 그들은 스스로에 대한 걱정을 기우로 종식시키며 ‘꽃길’을 예약했다. 대중과 팬들은 물론 업계까지 놀라움의 연속인 상황, 연합팀이라는 특성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좋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자리를 잡은 각 팀의 팬덤들이 모이니 ‘슈퍼 시너지’를 낸 것. 특히 멤버 조합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픽’이라 알려졌던만큼 더욱 기대를 모으고, 그 픽은 제대로 통했다. 이미 보아, 동방신기로 일본 시장을 사로잡고 꾸준히 미국 시장을 두드려왔던 SM엔터테인먼트의 내공이 발휘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슈퍼엠의 이번 앨범이 방탄소년단이 해외 시장에서 낸 성적이나 결과물에 비교할 만큼은 아니지만, 데뷔 앨범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초대형 기획사 SM이 오랜 기간 고민한 체계적 전략이 통했다”라며 “다만 음악 컨텐츠 자체로 승부를 봤다기 보다는 샤이니, 엑소 등 팬덤을 이용한 편법도 작용한다는 지적은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SM만 할 수 있는 조합’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앞으로 이 그룹의 활동의 지속성 및 영향력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견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K팝 산업화의 선구자 이수만이 진두진휘한다는 점에 이미 확신을 갖고 시작한 프로젝트 아닌가. 인지도가 높은 K팝 대표그룹들의 소위 에이스로 불리는 멤버들이 뭉친 연합팀이기에 인기와 실력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출발부터 남달랐다. 또한 SM은 긴 시간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에 문을 두드린 경험속에서 실패와 성공으로 노하우를 쌓은 만큼 마케팅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 동안 수많은 K팝 스타들을 성공시켰던 SM과 이수만의 예견된 성공”이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에 이어 슈퍼엠까지 ‘빌보드200’ 1위라는 성적표로 겹경사를 맞게 됐다.K팝의 세계화가 한층 더 와닿는 대목이다. 특히 슈퍼엠은 데뷔앨범으로 1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러나 반짝 영광보다는 앞으로의 지속성 및 장기화가 더욱 중요한 과제다. 방탄소년단과의 선의의 경쟁과 좋은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슈퍼엠은 SBS에서 특집쇼 ‘슈퍼엠 등 비기닝’ 녹화 스케줄을 소화하고 연습에도 매진할 전망이다. 오는 11월부터는 미국 텍사스 디키즈 아레나(Dickies Arena)를 시작으로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United Center),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Madison Square Garden) 등 북미 주요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