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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2016년 제16회 송은미술대상을 수상한 비디오아티스트 김세진 작가가 개인전 ‘태양 아래 걷다’(Walk in the Sun)전을 열고 있다.
서울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개막한 이번 전시에서 김세진 작가는 몆가지 주제를 다룬 신작 영상작업 4점을 선보이고 있다.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난 김세진 작가는 “복잡한 현대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가리워져 있는 개인의 삶에 주목해 이를 영상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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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령들’을 보면 우주복을 입은 귀여운 강아지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일명 ‘우주개 라이카’를 추모하는 작업이다. 라이카는 1957년 소련이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 보낸 강아지로 인간의 필요에 의해 희생됐다. 소련은 라이카의 영웅담을 과장해 우주강국으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했지만 정작 라이카는 우주선에서 과열과 스트레스로 수시간 안에 사망했다. 작가는 3D 디지털 모션 그래픽으로 라이카를 형상화하고 NASA에서 직접 녹음한 행성의 소리를 결합했다. 김세진 작가는 “‘우주개 라이카’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이동의 시작점에서 희생된 존재”라고 밝혔다.
남극을 방문한 후 그곳에서 맞닥뜨린 이야기들을 끌어와 영상과 사운드를 결합한 설치 작업도 눈길을 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내부에서 도사리고 있는 사회 정치적인 불균형과 소외 현상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업들이다.
이번 개인전 전시명 ‘태양 아래 걷다’는 제프리 랜디스의 동명 SF 단편 소설에서 따왔다. 소설은 달에 불시착한 우주비행사가 생존하기 위해 태양을 따라 걷는 과정을 담았다. 작가는 소설의 내용이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해 전시 제목으로 끌어왔다.
김세진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영상미디어과, 영국 슬레이드스쿨 오브 파인 아트 석사를 마쳤다. 2002년 광주 비엔날레 주관 유네스코 아트 포로모션상(UNESCO Prize for the Promotion for the Arts), 2005년 제4회 다음작가상, 2011년 블룸버그 뉴 컨템퍼러리즈, 2016년 제16회 송은미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열린다.
한편 송은미술대상은 송은문화재단이 국내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2001년 제정한 미술상으로 대상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송은 아트스페이스 개인전을 제공한다. 우수상 3인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 원을 지원하고 수상자 전원에게는 ‘송은아트스페이스-델피나 레지던시’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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