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초콜릿’ 하지원이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어린 시절 첫사랑 윤계상을 알아봤다. 병원에서 우연히 재회하며 설레어했다.

29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초콜릿’에서는 문차영(하지원 분)과 이강(윤계상 분)의 유년 시절과 성인이 된 후 우연히 마주하게 된 모습이 함께 그려졌다.

‘초콜릿’은 “가끔은 주저앉고 싶기도 했고 길을 잃기도 했지만 당신이 있어 여기까지 왔습니다”라는 이강의 독백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말의 끝과 이어진 장면은 그리스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문차영의 뒷모습이었다.

이야기는 곧 1992년 완도로 거슬러 올라갔다. 홀어머니와 살았던 어린 이강은 꿈이 요리사였다. 우연히 만난 문차영에게 밥을 차려줬는데, 문차영은 너무 맛있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이강은 문차영에게 “배고프면 아무 때나 와도 돼. 돈 없어도 된다”라며 따뜻하게 대했다. 이 같은 인연이 있었지만 이강이 마을을 떠나면서, 이강과 문차영은 자연스레 만날 수 없게 됐다. 시간은 흘러 두 사람은 성인이 됐다. 이강은 의사로, 문차영은 셰프로 성장해 각자의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문차영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과거 백화점 붕괴 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병원 치료를 이어가고 있던 것. 증상이 심해질 때는 병원 침대 밑으로 숨어 들어가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 힘겨워했지만, 본래 모습은 푼수끼와 허당미도 가진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초콜릿

문차영은 병원 주변을 거닐다 누군가 병원 벤치에서 먹다 남은 김밥, 떡볶이 등을 몰래 먹었다. 문차영이 “이 아까운걸”이라며 맛에 감탄할 때, 이강이 이를 발견했고 서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이강이 먹다 남은 음식이었다. 이강은 문차영에게 “병원에서 밥 안 줍니까?”라고 떨떠름하게 반응했다. 문차영은 당황한 가운데서도 이강 이름표 속 이름을 보며 완도의 그 남자아이였음을 떠올렸다. 이강의 팔에 있는 화상 흔적을 보고 더욱 확신이 들었다. 이강은 어렸을 때 초코샤샤를 만들다가 팔에 화상을 입은 바 있다.

문차영은 이강 몰래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강은 이를 알아챘고 문차영에게 “저는 당분간 연애할 시간도 생각도 없다. 병실에 붙어계시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미지근하게 반응했다.

방송 말미 이강은 이승훈(이재룡 분)이 리비아에 위치한 협력 병원으로 강제 파견을 보내 어쩔 수 없이 타지로 떠났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폭발 사고로 부상을 당했다. 그 시각 요리에 몰두하고 있던 문차영은 무언가 안 좋은 직감을 한 듯 표정이 어두워졌다.

첫사랑 윤계상을 알아본 하지원과 그런 하지원에게 차갑기만 한 윤계상. 두 사람은 지극히 온도가 달랐다. 하지만 방송 초반, 윤계상이 누군가를 향해 황급히 달려갔고 그 대상이 하지원이었음이 드러나면서, 윤계상이 하지원에게 어떤 마음의 변화를 갖게 되는 건지 궁금증을 높였다. 윤계상과 장승조의 대립도 왜 그렇게까지 날이 설 수 밖에 없는 건지, 배경을 뒷받침할 더 많은 이야기들과 관계 변화 등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물음표를 곳곳에 배치한 전개와 영상미, 이름값만큼 역시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의 호연이 잘 버무려져 향후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한 ‘초콜릿‘이었다.

한편 ‘초콜릿’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한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