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다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바다(32)가 강렬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로 첫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최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는 모든 것을 잃은 천재 프로파일러 오현재(장혁 분)와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형사 차수영(최수영 분)이 죽은 줄 알았던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는 스릴러다. 극중 김바다는 연쇄살인마 ‘그놈’(음문석 분)의 조력자인 살인마 ‘신경수’를 연기했다.

첫 매체 연기 도전에서 임팩트 강한 역할을 맡은 김바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쉽지 않았던 거 같다. 제 부족함으로 인해 제 몫을 다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부담감이 늘 있었다. 그런 불안함과 걱정 때문에 더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놈’의 정체는 배우 음문석이 연기한 ‘강동식’이었으나, 김바다는 극 중반부까지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경수’가 ‘그놈’이라고 의심하도록 만들며 드라마 후반부 최고의 반전을 책임졌다. 광기 어린 표정과 서늘한 눈빛으로 사이코패스 캐릭터의 잔인한 모습을 극대화 시켜 표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놈’의 정체가 음문석이란 사실을 김바다 역시 몰랐다며 “특별출연인 줄 알았는데 정말 소름 돋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현장에선 제가 ‘그 놈’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감독님께서도 초중반까지는 시청자들에게 신경수가 온전히 그놈으로 오해하도록 해야 후반부의 반전효과가 크기 때문에 저 자체도 속을 정도로 ‘그놈’처럼 연기해달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신경수는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강동식을 위해 살인을 하고, 끝에는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인물로 강렬한 결말을 맞았다. 김바다가 바라본 신경수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보육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없었고, 어릴 때부터 가스라이팅(반복적인 세뇌를 이용한 정서적 학대)에 노출돼 자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김동식이란 인물에 목숨을 걸 정도로 심리적으로 지배당한게 아닐까. 신경수를 연기하면서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위험하지 깨달았고 실제 사례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연기했다.”

김바다는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찾아보다가 그것보단 정상의 굴레를 벗어나 있는, 천재들의 사례를 보면서 신경수의 시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그는 “이미 비슷한 살인마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들이 많아서 괜히 의도치 않게 흉내내게 될까봐 부담도 됐다. 감독님께서도 신경수를 저 자신으로부터 출발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차분하고 섬세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폭력성이 만났을 때 더 섬뜩해 보일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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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그는 장혁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도 배운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바다는 “현장 액션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상대 배우와 호흡부터 앵글 등 신경써야 할게 너무 많더라. 그런데 장혁 선배님이 이런 액션신의 고수셔서 배려도 많이 받고, 기술적인 조언 등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다. 현장에 대역이 있었지만 한두 장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직접 연기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간 다양한 연극, 뮤지컬 등 무대 경험을 통해 내공있는 연기력을 쌓아온 김바다는 배우 진선규를 보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연극을 하는 배우들에게 ‘천사’로 불리신다”고 웃은 그는 “선배님이 하시는 공연은 다 찾아가서 봤다. 운이 좋게 사석에서도 뵀는데 더 반하게 됐다“며 제가 감히 평가할 순 없지만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배우로서 가치관, 연기력 어느 하나 빠지는게 없으신 분이다. 특히 매체 연기도 활발히 하시면서 공연도 놓지않고 꾸준히 하시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면서도 닮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김바다는 2015년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으로 데뷔한 뒤 다수의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동했다. 현재도 ‘본대로 말하라’ 촬영을 마치고 뮤지컬 ‘데미안’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19살부터 배우의 꿈을 꾸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했지만,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그러나 작품을 할수록 그런 성격이 배우로서 장점이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는 김바다다.

“뭐든지 느린 편이다. 사람에게 마음을 늦게 열고 이별하는데도 오래 걸리는 편이라 사실 연기가 쉽지 않다. 작품 속 캐릭터를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빠른 편이 아니라 힘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느리고 더디게 인물과 가까워지다 보니 깊이 있게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남들이 보지 못한 인물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 마냥 단점이 아니구나 싶다.”

마지막으로 김바다는 “신경수란 캐릭터가 연기를 시작하기도 전 배우를 꿈꿨을 때부터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하게 돼서 만족스럽고 감사하다”며 “그런데 역할이 너무 무서워서 사람들이 쉽게 못다가 오시는 것 같더라. 사람들이 저를 가능하다면 다음에는 무서워하지 않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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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빅피처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