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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선수만 역수출되는 게 아니다. KBO리그 경기 전체가 고스란히 미국에 전달될지도 모른다. 전세계 최대 스포츠매체 ESPN이 KBO리그 정규시즌 중계에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13일 “지난주 ESPN으로부터 KBO리그 정규시즌 중계 방송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며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중계 방식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에 송출되는 스포츠채널 ESPN은 최근 꾸준히 KBO리그를 주시했다. ESPN 제프 파산 야구기자는 지난주 롯데 댄 스트레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KBO리그의 준비 상황은 물론 한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을 상세히 전달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중단된 전세계 스포츠가 다시 열린다면 KBO리그가 단서를 제시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KBO의 움직임에 시선을 집중했다. ESPN 뿐이 아닌 AP통신, 로이터 등 유수 통신사들도 잠실구장에 사진기자를 보내 청백진이 열리는 모습을 담아냈다.
만일 ESPN에서 KBO리그를 중계한다면 이는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기념비가 될만 하다. 1979년 출범한 ESPN은 미국내 유료 시청자수만 1억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스포츠 방송=ESPN’이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ESPN이 지닌 영향력은 막대하며 미국 스포츠 산업에서 ESPN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절대적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어린 시절 ESPN을 통해 스포츠를 시청한 80년대, 혹은 90년대생들을 ‘스포츠센터 키즈’로 지칭한다.
물론 아직 초기단계다. KBO 또한 신중하게 ESPN과 연락을 이어가며 좋은 방향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KBO리그 또한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번 위기가 우리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국야구가 미국 전역에 중계되는 모습을 바라봤다. ESPN 또한 미국의 모든 스포츠가 중단되면서 한국 스포츠채널과 마찬가지로 재방송, 혹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KBO리그와 ESPN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몇몇 미국 야구기자 혹은 야구팬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중계되는 KBO리그 청백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한편 KBO리그 해외 중계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KBO리그는 2018년 대만으로 수출된 바 있다. NC가 대만 외국인투수 왕웨이중을 영입하면서 대만 업체에서 KBO리그 중계권을 구입했다. 당시 대만 야구팬들은 왕웨이중 선발 등판 경기에 집중하면서도 빅리그에서 뛰었던 한국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한국 스포츠 채널 중계 기술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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