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22일 국회 본관에서 개최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인권침해에 관한 청문회에 앞서 고(故) 최숙현 선수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경주시와 경주체육회는 고(故) 최숙현 선수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게 한 공범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위원은 22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경주시가 조직적으로 김규봉 전 철인3종팀 감독의 배를 불려준 정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이 공개한 경주시청 철인3종팀의 해외 전지훈련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2017년 2720만원 가량이던 것이 2018년부터 6011만원대로 세 배 가량 늘었다. 경주시청 노미정 주무관은 김 위원의 질의를 받은 뒤 “2019년 이전에는 내가 정산하는 위치에 있지 않아 모르겠다”고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전지훈련비 지급 규정을 크게 웃도는 금액을 지급하고도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공개한 영상에서는 여행사 직원의 충격적인 증언이 흘러 나왔다. 김 위원은 “2018년과 2019년 해외전지훈련 인보이스 내용과 금액이 똑 같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 같다”면서 여행사 관계자의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인보이스는 경주시청에서 작성해 우리 회사로 보내주면 여행사 이름과 직인 등을 찍어 다시 건넨다. 이후 입금시기가 되면 시에서 연락이 와서 ‘감독에게 입금해주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대나 항공료는 우리가 산출한 게 아니다. 누가 (훈련을)갔는지도, 산출근거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경주시체육회에서 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상한 돈이 흘러가는 정황에 여행사 관계자조차 의구심을 표하자 경주시체육회측은 “규정상 감독에게 돈을 직접 전달하면 안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관행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엄연한 횡령이다. 지도자를 관리 감독해야 할 공무원이 동조했다는 건 큰 문제”라며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에게 “전수조사를 해서 불공정행정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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