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_SK이노베이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특허 소송 전쟁’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이어 국내 재판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SK이노베이션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지식재산 전담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소 취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LG화학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제기한 소 취하 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LG화학은 “법원의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소송과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국면 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루어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이로써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 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LG화학이 미국에서 제기한 미국특허 침해 맞소송이 과거 양사 간 합의 위반인지의 여부였다. 법원은 합의 대상특허가 한국특허(KR310 특허)에 한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진행 중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의 특허침해 소송에 끝까지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상급심에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쟁송의 대상이 된 지난 2014년 맺은 양사간 부제소합의는 세라믹코팅분리막 특허에 대해 국내·외에서 10년간 쟁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였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국내에 한정해 부제소하는 합의, 그것도 소송을 먼저 제기한 LG 측의 패소 직전 요청에 의한 합의에 응할 이유가 없었으며, 이는 양사의 경영진이 직접 사인한 합의의 목적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이 패소한 후 체결된 합의서에 대해 5년여가 지나서 합의 취지를 벗어나, 일부 문구를 핑계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판결 내용에서 이슈가 된 특허 KR310 - US517 특허의 관련성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판결문을 분석하여 항소 절차에서 회사 주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이와는 별개로 배터리 산업 및 양사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고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경우 올해 2월 미국 ITC가 SK이노베이션이 수년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광범위한 영업비밀을 탈취하고 증거를 인멸했으며 LG화학에 손해를 끼친 것이 명백하다며 ‘조기 패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ITC는 오는 10월 5일 최종 결정을 발표한다.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뒤집힌 전례가 없어서 LG화학의 승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패소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앞으로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또는 인근 국가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수도 없다. 이 경우 앞서 계약한 수주 물량에 대한 피해보상까지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여 SK 측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TC 최종 발표 전까지 양사의 합의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배상금을 둘러싼 입장차가 크다. LG화학은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상금 관련 LG화학은 수조 원대,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 원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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