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이웃집 찰스' 네팔 청년 머니스가 한국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9일 방송된 KBS1 교양 프로그램 '이웃집 찰스'에서는 머니스의 삶이 공개됐다.


스튜디오에 등장한 머니스는 유창한 한국어로 "알고 보면 재미있는 남자. 한국에서 6년째 생활하고 있는 머니스라고 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머니스는 달리기 100m 기록이 11초 초반대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패널로 출격한 KBS 축구 중계 캐스터 이광용 아나운서는 "축구선수 중에서도 빠른 기록"이라며 추켜세웠다.


이어 공개된 머니스의 일상. 머니스는 네팔에서 태어났고 14세가 되던 해 한국에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에서 축구를 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정식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외국인학교에서 한국학교로 전학했다"고 밝혔다. 네팔 청소년 대표팀으로 활약하기도 했다고.


머니스가 형 아카스와 함께 지내는 원룸도 공개됐다. 아카스는 머니스보다 2년 먼저 한국에 도착해 한국 생활 8년 차라고 했다. 형제의 집에서 눈에 띄는 건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었다. 이들의 부모님은 한국에서 네팔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아버지가 2017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어머니는 다시 네팔로 돌아갔다고. 머니스는 "형은 제게 아버지, 형, 친구 같은 존재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며칠 후 머니스는 전 축구감독이자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허정무를 만났다. 대전하나시티즌 입단 테스트에 합격했기 때문. 허정무는 머니스에 대해 "4일 정도 경기와 훈련을 했는데, 의외로 상당히 소질이 있더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걸리는 게 많다"며 유망주를 위한 외국인 선수 쿼터가 부재해 현실의 벽이 있음을 언급했다. 귀화가 힘든 상황도 악조건이었다. 귀화를 하기 위해서는 성인이어야 하고 생계유지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머니스는 아직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허정무는 "축구는 세계적인 스포츠이니까 외국신 선수 쿼터 범위를 넓혀 희망과 꿈을 주면 좋을 것 같다"며 소신을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머니스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 또 펼쳐졌다. 머니스의 비자 만료가 고작 한 달여 남은 것. 아카스는 "K3, K4 리그에 도전하던가 아니면 네팔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한국에서 축구하기 어렵다고 냉정하게 내다본 것. 머니스는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다"며 축구를 포기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얼마 후 더욱 굳세게 마음을 다잡은 머니스는 "어떻게든 비자를 받고 축구를 열심히 해나가겠다. 어떤 팀이든 들어가고 싶다. 한국에 있을 수 있는 조건이 되도록 하겠다"라며 열의를 불태웠다. 동생의 다짐에 아카스는 "상황은 안 좋고 힘든 부분이 있지만 늘 그랬듯 같이 잘 견디겠다. 프로에서 성공해 저한테 돈도 많이 주길 바란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광용도 대학팀이나 K3, K4 팀으로 입단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작은 기회라도 왔을 때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한편 '이웃집 찰스'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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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KBS1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