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흥국생명 김연경, 아쉬움에 허공을...
흥국생명 김연경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패한 뒤 코트에 누워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자력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2021. 3. 9.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김연경(흥국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연경은 지난해 큰 기대감을 안고 V리그로 복귀했다. 김연경을 제외하면 한국 최고의 레프트로 꼽히는 이재영에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까지 합류하면서 흥국생명은 역대 최강 전력을 꾸렸다.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저스’ 등 다양한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4라운드까지 2위 GS칼텍스에 승점 12 앞선 압도적인 선두를 지키며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이상 기류는 5라운드 들어 감지됐다. 이다영이 SNS를 통해 팀 동료를 저격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고, 갈등 양상에 접어들었다. 김연경이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이를 인정하고 문제 의식을 제기했다. 이어 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곧바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구계를 넘어 체육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후 김연경은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세터 김다솔은 흥국생명에서 거의 백업으로만 있던 선수인데 이다영 이탈 후 급하게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경기력이 안정을 찾지 못했다. 대체 외인 브루나도 아직까지 한국 배구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해 경기력이 들쭉날쭉 했다. 김연경은 공격에 블로킹, 디그, 리시브까지 담당하며 자신의 몫을 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중심을 잡았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흥국생명은 5~6라운드 10경기에서 2승8패 승점 7 획득에 그쳤고, GS칼텍스에 역전을 허용하며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아쉽게 정규리그 타이틀은 놓쳤지만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3위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그나마 지난 13일 최종전 이후 일주일간 휴식을 취하고 20일 1차전에 나서는 점은 긍정요소다. 김연경은 공수 기여도가 높고 얼마 전까지 허벅지 쪽에 부상이 있어 온전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모처럼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나서는 만큼 경기력 향상이 기대된다.

다만 IBK기업은행도 마지막 경기에 에이스 라자레바를 출전시키지 않으면서 플레이오프를 대비했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과의 5~6라운드 맞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하고 완패했다. 세계 최고의 레프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연경은 플레이오프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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