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키움 조상우, 1루 베이스 커버 하려다...
키움 조상우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키움의 스프링캠프 중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랬어요.”

키움 홍원기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주축 투수들의 줄부상에 어두운 표정으로 개막을 맞이한 듯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홍 감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한현희와 조상우가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셋째주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깜짝 발표했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던 왼손 투수 이승호가 팔꿈치 염증으로 재활 중인데 빨라야 5월 중순께 합류가 가능하다. 오는 8일 KIA전에 대체 선발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등 선발 로테이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포토]키움 히어로즈 이끄는 홍원기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왼쪽)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체 청백전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런데 홍 감독의 표정은 평온했다. 그는 “다음주면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 중인) 한현희가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하면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더니 “조상우도 투구를 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다음주에는 합류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조상우는 발목 인대파열로 5월 중순 복귀도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왔던 터였다. 홍 감독은 “곧바로 마무리로 기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점차 마운드에 적응하도록 시간을 준 뒤 마무리로 전환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계획까지 공개했다.

취재진이 원망어린 눈빛(?)을 보내자 홍 감독은 미소 띤 얼굴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부상은 원래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병원에서 판단한 것에 재활기간 등을 보태 1~2주 정도 더 길게 잡았다. 재활 중에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 첫 1~2주만 버티면 ‘계산이 서는 베테랑 투수’들로 마운드를 채울 수 있다.

초보이지만 초보같지 않은 홍 감독의 능숙함에 키움의 전력노출이 꼭꼭 숨겨졌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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