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배우 서예지가 '김정현 조종설'에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꼬리 자르기로 더 찝찝함만 줬다. 학력 위조, 학폭 의혹 해명도 시원치 않다.
13일 오후 서예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공식입장으로 서예지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2018년 MBC 드라마 '시간'에 출연한 연인 김정현을 문자로 쥐락펴락해 대본 수정까지 유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정현 씨 측과 확인 결과 드라마 관련 논란이 서예지 씨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확인 받았다"며 물러섰다.
아울러 공개된 문자 내용은 배우 커플이라면 흔히 있는 애정싸움이라면서도 "하지만 모든 배우들은 연인 간의 애정 다툼과는 별개로 촬영은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김정현 씨도 필시 다른 불가피한 개인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또 물러났다.
재점화된 학력 위조, 학폭 의혹에 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소속사는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 합격 통지를 받아 입학을 준비한 사실이 있으나, 그 이후 한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학폭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서예지 입장을 정리하자면 스페인 유학 의혹은 사실관계가 비뚤어진 것이고 학폭은 일절 없었다. 논란의 골자인 김정현이 '시간'에 민폐를 끼친 건 자신의 탓보다는 김정현 개인의 문제다. 하지만 이렇게 끝을 맺기엔 걸리는 구석이 많다.
먼저 서예지는 2017년 JTBC '아는형님'에서 스페인 대학에 입학했다고 말한 바 있다. "스페인에서 어떤 유학을 했냐"는 질문에 "수능이 끝나고 입시 준비를 하는데 스페인 발음에 매료됐다. 호기심이 생겨 무작정 부모님을 졸라 떠났다"라고 답한 것. "스페인 대학? 혼자?"라는 반응이 이어지자 "응"이라며 끄덕이기까지 했는데 이번 해명에서 이는 뒤집어졌다. 뭐가 거짓인 건지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
학폭 의혹은 과거에도 제기되어왔던 바.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예지가 학폭 터질 수 없던 이유'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같이 데리고 다니던 여자애들 툭하면 맘에 안 들면 진짜 진심으로 때리고 전부 제 물건인 것처럼 대한다", "학폭이 안 터진 이유는 (피해자들이) 아기 엄마들이라 쉽게 나설 수 없었을 것" 등 추가 폭로가 담겨 경악하게 했다.
또한 '시간' 추문에 대해서는 "미성숙한 감정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은 표명했지만 "애정 싸움", "김정현의 개인 사정" 등 표현과 "주연 배우가 누군가의 말에 따라 본인의 자유 의지 없이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직언을 넣어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본 듯한 뉘앙스를 남겼다.
그런데 이렇게 치부하기엔 이 태도는 경솔하다. 당시 '시간'은 대본 변경이라는 촌극이 벌어져 작가는 몸과 마음을 다쳤고, 김정현이 멜로신을 거부하고 냉랭하게 대하는 바람에 상대 배우 서현 역시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스태프들의 고생 역시 말할 것도 없었다. 자신의 월권 행사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건 부인할 수 없는데 시종일관 선긋기에 나머지 해명은 김정현에게 들으라고 떠미는 듯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처럼 추가 의혹 제기와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대중을 더 딱딱하게 만든 분위기다. 이제 김정현이 어떤 해명으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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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스포츠서울DB, JTBC VOYAGE 유튜브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