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과연 이런 걸 사과라고 부를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 국내 대표적 몸짱 가수 겸 방송인 김종국을 겨냥해 "김종국은 약물을 썼을까, 안 썼을까. 100만 달러를 걸거나 누가 내게 총을 겨누고 '내추럴' 인지 아닌지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는 영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이 20일 만에 '해명' 영상을 올렸다.
지속적인 의혹이 더 이상 간과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생각한 김종국이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지 이틀 만이다. 그렉 듀셋은 20일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김종국-새로운 증거(New evidence)'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나는 김종국의 테스토스테론이 9.24라는 방송영상을 봤고 이후 그는 나이가 더 들었지만 8.38이었다. 45세에 이런 수치가 나올 수 있나. 그런 수치는 1억분의 1의 가능성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나는 말할 수 없다. 그러니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국은 지난 2018년10월 SBS'미운우리새끼'에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 검사를 한 결과 9.24가 나왔고, 이는 42세라는 당시 나이를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듀셋이 "약물을 쓰지 않고서는 이런 수치가 불가능하다"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자 지난 11일 새로운 검사결과를 공개했고, 당시 김종국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8.38이었다.
결과를 재차 공개했음에도 이를 믿지않던 듀셋은 이날 영상에서는 "김종국이 약물을 안했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이 세상 모든 검사를 해볼 수 있겠지만 그 검사가 과거에 약물을 복용했는지 안 했는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가 예외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더 좋을 수도 있고 더 (몸이) 보기좋을 수도 있다. 나는 추측할 뿐이다. 그는 굉장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언뜻 듣기에 비아냥에 가까운 해명이었다. 그가 제목에서 말한 '새로운 증거'란 결국 의혹이란 의혹은 다 키워둔 채 김종국이 로이더가 아닐 수 있으며, 이는 드물게 가능하다라는 것이었다.
듀셋의 채널에서는 그간 김종국을 로이더(약물을 이용해 근육을 키우는 사람)로 저격했던 의혹 영상들이 모두 삭제됐으며, 이제 문제의 영상만이 남았다.
한편 그렉의 돌연한 해명에 누리꾼들은 "그렉, 혹시 위협을 당하고 있으면 눈을 두번 깜빡여줘" "단지 소송만 피하려는 거군" "영상 내용은 건너뛰고 제목(새로운 증거)이 의미하는 것만 봤다"라는 반응이었다.
'굉장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되어버린 김종국은 이제 자신에게 덧씌워진 로이더 의혹을 벗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증거들을 보여야 한다. 이것은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는, 마치 '타진요'처럼 신념을 가진 악플러와 맞서 싸우는 지난한 시간이 남았음을 의미한다.
김종국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하는 불필요한 일을 시작하게 했다는 점에서 듀셋의 도발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김종국에게는 상처투성이 진실만이 남겨지게 됐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유튜브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