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광명경륜장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광명경륜장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변방의 북소리가 우렁차다.

경륜의 지역구도에서 충청권은 늘 ‘변방’ 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 홍석한이 그랑프리 2회 우승을 하며 전성기를 달릴 때조차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위로는 수도권에 밀리고 아래로는 영호남에 치어 이쪽저쪽 눈치를 봐야 했고 굵직한 대회에서는 한쪽으로 힘을 실어주는 ‘킹메이커’ 구실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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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경륜장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세종에서 범 충청권으로 세력 확산!

일단 자원이 넘친다. 중원으로 불리는 세종팀의 인원은 무려 28명으로 단일팀 규모로는 가장 많다. 라이벌팀 김포(24명), 동서울(18명)은 물론 최근 핫한 수성팀(17명)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다. 트랙과 도로에서 곧잘 합동훈련도 실시하는 인근 지역을 아울러 범 충청권으로 집계하면 수도권 전체가 부럽지 않을 만큼 규모가 커진다. 대전과 미원이 각각 15명(총 30명), 유성(8명), 학하(6명), 도안(7명), 대전·충남·충북 개인 훈련자(18명)까지 합치면 무려 100여명에 달한다.

◇ 우수 인력 넘친다

단순히 인원만 많은 게 아니다. 지역 대장 황인혁을 중심으로 충북 에이스 전영규, 벨로드롬의 라이징 스타로 각광받는 양승원과 김관희, 26기 최대어 김영수와 방극산을 비롯해 김환윤, 임치형, 정태양, 김범수, 조주현, 황준하, 이성용, 최종근, 박성현, 김현경, 김범중 등 매 경주 무게감을 주는 강자들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우수, 특선급의 중상위권 선수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충청권이 무서운 또다른 이유는 상황에 따라 선행, 젖히기 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자력 승부형들이 대다수인데다 장보규, 홍석한, 박종현 같은 베테랑부터 갓 데뷔한 25, 26기까지 골고루 포함됐다는 점이다. 경주중 라인전이 펼쳐질 때 주저 없이 선봉에 나설 만한 돌격대가 넘쳐난다.

명문 팀으로 꼽히는 김포, 동서울, 수성팀에서도 모두 부럽고 또 두렵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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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경륜장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결속력도 남달라

인원이 많고 제아무리 우수한 자원이 풍부해도 결속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데 충청권 선수들은 유성벨로드롬과 도로 훈련에서 지속적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최근 파업 후 복귀한 선수들도 기존 선수들과의 연대에 거리낌이 없다. 서로를 반갑게 맞으며 경주중 협공을 도모하는 모습들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실제로 이들이 협공을 통해 올린 승전보도 타 지역에 비해 두드러진다. 그 범위 또한 특선은 물론 우수 선발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있다. 46회 일요일 창원 선발결승에선 충북소속의 이록희, 이찬우가 이어진 부산 우수 결승에선 세종팀 김민배, 방극산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고 마지막 광명으로 넘어간 일요 우수급 결승에선 세종팀 삼총사 박준성, 김명섭, 김영수가 1, 2, 3착을 모조리 휩쓸었다. 이런 보기 드문 결과에 타 지역 선수들은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 최강팀 등극까지 2%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충청권이 명실상부 지역 최고의 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이 대규모 군단을 이끌 수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지역 간판급인 홍석한, 김현경, 정주상 등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 성향으로 라이벌 또는 특정지역과 맞서는 걸 매우 싫어했다.

현재 황인혁도 그런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팀의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유하자면 현재 군사들이 사기충천으로 당장 적진을 향해 돌파할 기세인데 군주만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는 모양새라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모든 것이 때가 있듯 충청권은 지금 경륜 태동 후 처음으로 비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비록 경륜계 1인자는 임채빈으로 완전히 기울어졌지만 지역 최강만큼은 충청권이 판세를 뒤집기에 충분하다. 이는 또 팬들의 관심을 유발시켜 또 하나의 흥행요소로 자리매김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