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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자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사진|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피겨스케이팅 여제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0일 일일 브리핑에서 “이 사건은 현재 법적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며 “인내심을 지니고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이 사안을 매듭짓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덧붙였다. 각종 추측에 자신이 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IOC는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7일 끝난 피겨 단체전 공식 시상식이 예정대로 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법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ROC 선수들은 8일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받아야 했지만, 시상식이 연기된 데 이어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가 ROC 선수의 도핑 문제가 법적 논의로 비화했다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언론은 도핑 문제에 휘말린 선수가 이번 대회 여자 싱글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발리예바라고 실명을 거론했고, 그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도 내는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이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세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AP통신은 발리예바가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샘플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발리예바의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됐는지, 치료제 목적으로 해당 약물 사용을 승인받았는지, 협심증을 앓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는 4월 만 16세가 되는 발리예바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약물 검사에서 적발됐더라도 ‘정보공개 보호대상자’여서 구체적인 정보 등이 외부에 알려질 가능성은 작다.

WADA는 정보공개 보호대상자의 나이를 만 16세 이하, 만 18세 이하 등으로 구분해 도핑 위반자의 신상을 되도록 보호한다. 만 16세 이하 선수의 경우 도핑 위반 사실이 공개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데이비드 하우먼 전 WADA 사무총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성년 선수의 약물 검사에는 선수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 중 경기와 시상식 사이에 약물 양성 반응 결과가 나오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로, 보통 해당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분을 받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발리예바는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ROC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도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ROC의 단체전 금메달은 무효가 될 수 있고, 오는 15일 시작되는 여자 싱글 개인전에 발리예바가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