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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좋은 건 빨리 잊어요.”
아직은 시즌 극초반. 연승 연패가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KBO리그 역사에 남을 연승이라면 의식을 할 수밖에 없다. 창단 최초로 개막 7연승을 질주 중인 SSG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도 잠깐이지만 1위를 달린 적 있다”며 웃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좋고, 예상보다 선수들이 훨씬 잘해준 덕분에 연승을 타고 있지만, 시즌은 길고 아직 137경기나 남았다. 지금 승패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SSG는 지난해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듯했지만, 아티 르위키를 시작으로 선발 투수들이 하나 둘 전열에서 이탈했다. 개막전 준비한 5선발이 모두 교체되는 악재를 만났고, 벌떼야구로 힘겹게 시즌을 완주했다. 악몽 같은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경기력에도 마음 한켠에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개막 7연승 동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0.82에 불과하지만,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돌다리를 두드려가며 건너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김 감독은 “연승하면 기분은 좋다. 경기에서 이기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간단히 경기를 복기하고, 잠시 승리한 기분을 느낀 뒤 바로 잊는다. 좋은 건 빨리 잊는 편”이라며 웃었다. 그는 “첫 번째 과제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하지 않는 것이다. 이 과제는 시즌이 끝나야 해결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했다. “아직 팀이 안정되지 않았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의 눈에는 아직 SSG의 전력이 완성형이 아니라는 뜻이다. 올해 좋은 의미의 큰 사고 한 번 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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