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SBS ‘사내맞선’의 배우 김민규(28)가 ‘연하남’ 이미지를 벗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중이다.

김민규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이 컸다. 2013년 Mnet 음악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해 tvN ‘시그널’에서 황의경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후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2017), KBS2 ‘퍼퓸’, JTBC ‘설강화: snowdrop’ 등을 통해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그런 그가 ‘사내맞선’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이미지 변신 때문이었다.

“전작과는 극과 극인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서 강력하게 하고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미지 변신은 스스로에게 큰 숙제였다. 30대를 바라보게 되면서 남자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다.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사내맞선’의 메인 커플은 아니었지만 주연들 못지 않은 큰 사랑을 받으며 최대 수혜자로 거듭났다.

김민규

‘사내맞선’은 능력남 CEO 강태무(안효섭 분)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 분)의 오피스 로맨스. 극중 강태무의 비서 차성훈을 연기한 김민규는 신하리의 친구 진영서(설인아 분)와 메인 커플의 풋풋한 연애와 상반되는 ‘어른 연애’를 보여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원작 웹툰을 많이 참고했다는 그는 “웹툰이 차성훈 캐릭터를 실체화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 다르게 표현한 부분은 없었다”며 “웹툰의 부분을 가지고 가면서 태무-하리 커플과 어떻게 차별성을 둘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커플의 차별점은 ‘어른같은 연애’ ‘섹시한 연애’라고 생각했다. 제작발표회 때도 ‘29금’ 커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는데 내가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이 많이 산 거 같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섹시함을 표현하기 위해 연기뿐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었다. 벌크업으로 15㎏을 찌웠다는 김민규는 “어떻게 하면 더 남성적이고 섹시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 체지방을 7~8%로 만들었다. 식단까지 꾸준히 관리했다”고 전했다. 상의 탈의신에 대해선 “솔직히 대중에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보다는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만큼 힘들었다. 닭가슴살만 먹다 보니 식단이 힘들어서 차라리 빨리 끝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김민규

박력있게 안경을 벗으며 선보인 설인아와의 키스신은 김민규에게 ‘안경남’이라는 수식어를 안겨주기도 했다. SNS에 ‘안경캐에 한 획을 그었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며 “의도한 건 아니었다. 웹툰에도 있는 장면인데 현장에서 막상 해보니 안경을 끼고는 키스를 못하겠더라. 키스신 때 안경이 거슬렸다. 그래서 안경을 벗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멜로호흡을 맞춘 설인아에 대해선 “또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의견을 많이 내고 내가 뭘 해도 쿨하게 받아줘서 케미가 잘 살았다”며 안경신에 대해 “안경을 가지고 고민하니 도움을 많이 줬다. 키스신 자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주고 함께 상의하면서 맞춰갔다”고 덧붙였다.

김민규에게 ‘사내맞선’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김민규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란 반응을 얻은 작품이다. 스스로에겐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고 김민규란 배우를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린 소중한 작품”이라며 “이를 계기로 30대엔 더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기대했다.

김민규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어느덧 주연 배우로 거듭난 김민규는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아쉬운 연기 공백기를 갖게 됐다. “한 작품을 더 하고 입대를 할 거 같다”고 운을 떼며 “아쉽긴 하지만 남자 배우로서는 제대 후 더 많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열정도 많고 더욱 색다르게 변신해서 성장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찾아가면 되니 아쉽기만 하진 않다”고 담담해했다. 그러면서 “남성스러움을 보여드린 건 ‘사내맞선’이 처음이었는데 도전의 결과가 좋아서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30대에만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모습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