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17_정은원01
한화 정은원(오른쪽 두 번째)이 15일 대전 롯데전에서 5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기자] 한화 주전 2루수 정은원(22)이 지난 15일 짜릿한 손맛을 봤다. 역전 결승 만루포를 쐈다. 정작 스스로는 넘어갈 줄 몰랐단다. 심지어 카를로스 수베로(50) 감독도 같은 말을 했다. 그만큼 놀라운 홈런 한 방이었다.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정은원은 “맞기는 잘 맞았다. 처음에는 딱 감이 온 것은 아니었다. 안 넘어갈 것 같았는데 넘어가더라. 솔직히 처음에는 홈런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이어 “아무래도 그런 홈런이 나오면 기분 좋다. 밀어서 넘긴 홈런 아닌가. 맞는 투수는 당연히 좋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친 타자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홈런이다”며 다시 미소를 보였다.

정은원은 15일 홈에서 열린 롯데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3으로 맞선 5회말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작렬시켰다.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우완 선발로 군림하던 박세웅을 두들겨 만든 홈런. 그것도 밀어서 넘겼다.

당시 더그아웃에서 장민재가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5회까지 3실점을 한 상황. 정은원의 홈런 덕분에 역전까지 갔고,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이날 8-4로 승리하며 9연패를 끊었다.

정은원에게 장민재가 경기 후 뭐라고 했는지 물었다. 그러자 “(장)민재 형이 고맙다고 하면서 맛있는거 사주겠다고 했다. 조만간 얻어먹지 않을까 싶다”며 활짝 웃었다.

그렇다면 사령탑은 정은원의 홈런을 어떻게 봤을까. 수베로 감독도 정은원과 비슷했다. “정은원이 밀어서 홈런을 치는 선수는 아니지 않나. 당겨서 치는 편이다. 처음에 타구가 떴을 때 홈런이 될 같지 않았다. 희생플라이는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구의 궤적을 보고 있는데 옆에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들이 ‘넘어갈 거 같다’고 하더라. 실제로 넘어갔다. 정은원이 작년과 비교해 장타율이 좀 떨어지기는 했다. 스스로도 의식을 하더라. 더 많은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