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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임)찬규한테 너무 큰 짐을 주는가 싶었는데…”
LG가 ‘레전드’ 박용택(43)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마무리했다. 경기까지 이겼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고, 결과를 냈다. 선봉에 임찬규(30)가 섰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류지현(51) 감독도 만족감과 고마움을 표했다.
류 감독은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을 앞두고 “찬규에게 너무 큰 짐을 주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잘 이겨냈다. 찬규 스스로 말한 것처럼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좋은 느낌으로 계속 가준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가 54개에 불과했지만, 류 감독은 6회부터 불펜을 올렸다. 김진성-정우영-이정용-고우석이 올라와 1이닝씩 막아내면서 경기를 마쳤다.
경기도 4-1 승리였다. 임찬규가 1-0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7회 정우영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임찬규 개인의 승리는 날아갔다. 대신 7회말 타선이 대거 3점을 뽑으면서 LG가 웃을 수 있었다.
이날은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있는 날이었다. LG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날이었다. 임찬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부진하면 평소보다 더 많은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는 최근 은퇴식이 있는 경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7년 경헌호-김광삼 은퇴식 경기에서 졌고, 2018년과 2019년 봉중근과 이동현의 은퇴식이 있었던 게임도 패했다. 이날은 달라야했다. 그리고 임찬규는 보란듯이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 감독은 “결과가 나빴다면 많은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기가 전부가 아니지 않나. 시즌 종료까지 몇 경기 남겨둔 급박한 상황도 아니었다. 시즌 전체를 봤다. 임찬규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54구만 던지고 교체한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날 아닌가. 투구수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 찬규가 계속 짐을 짊어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뒤에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힘을 나눠서 가는 쪽이 낫다고 봤다. 좋은 경기를 위한 결정이다. 투구수는 의미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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