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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시즌 끝까지 푸이그일 것 같은데요.”
키움 홍원기 감독이 야시엘 푸이그(32)의 폭발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키움은 지난 1일 현재 팀 타율 9위(0.248)로 처져있다. 견고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시즌 내내 기복없이 던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잦은 등판 탓에 체력이 떨어지면, 굳건하던 뒷문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홍 감독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홈경기를 앞두고 “오늘부터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간다”고 선언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이닝 도중 투수교체도 불사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에릭 요키시를 제외하고는 선발진이 강하다고 볼 수 없는데, 불펜마저 무너지면 어렵게 쌓은 승 수를 까먹을 수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남은 49경기에서 승리 확률을 높이려면 투수 총력전 외에는 사실상 답이 없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푸이그의 타격감이 못내 아쉬운 이유다.
빅리그를 호령하던 푸이그는 KBO리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77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때려냈지만 39타점 타율 0.247로 자존심을 구겼다. 반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이 타들어간다. 타율보다 장타력에 기대를 걸었는데, 공과 배트가 만나는 확률이 떨어지니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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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핑계이지만, KBO리그와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의 평균 구속 차가 직접적인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뒤에 “이런 핑계를 대기에는 치른 경기 수가 너무 많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시속 160㎞짜리 강속구에 반응하던 타격 타이밍이 140㎞짜리 속구에 대응하니 맞을 리가 없다. 타이밍이라는 게 개인차가 있어, 단숨에 조절할 수도 있지만 끝내 감을 못찾는 경우도 있다. 푸이그는 후자 쪽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현시점에서 이정후를 제외하고는 가장 믿을 만한 ‘거포’가 푸이그뿐이다. 푸이그가 위협적인 타격을 해야 다른 타자들도 이른바 우산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홍 감독은 “시즌 끝날 때까지 ‘푸이그가 타선의 키플레이어’라고 외칠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계륵이 따로 없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