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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비가 살렸네요.”
삼성 박진만(46) 감독대행이 1군에 올라온지 이틀째가 됐다. 전날에는 정신이 ‘1’도 없는 수준.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이제 안정을 찾았다며 웃었다.
박 대행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2 KBO리그 두산과 원정 시리즈 첫 경기를 앞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제는 비가 나를 살렸다’고 했다. 어제는 정말 너무 정신이 없더라. 경기까지 했으면 더 힘들 뻔했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은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 차분해진 상태다. 어제는 정말 마음이 떠있었고, 긴장이 많이 됐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추스를 수 있었다. 괜찮아졌다”고 덧붙이며 다시 미소를 보였다.
폭풍 같은 하루가 됐다. 허삼영 전 감독이 7월31일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1일 수용했다. 동시에 퓨처스팀을 지휘하고 있던 박 대행을 불렀다. 경산에 있다가 급하게 서울로 올라왔다. 새벽이 되어서야 도착.
몇 시간 자지도 못하고 잠실구장에 나왔다. 박 대행은 2일 “새벽에 도착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벽 1시가 됐든, 3시간 됐든 어차피 잠은 제대로 못 잤을 것 같다. 마음이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여러 생각을 했다. 마음이 무겁다”며 굳은 표정으로 말한 바 있다. 인터뷰 내내 침울함에 가까운 얼굴을 했다.
박 대행의 말처럼 경기까지 했으면 ‘어? 어?’ 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갈 뻔했다. 경기 지휘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여러모로 반가운 비가 내린 셈이다. 확실히 3일 박 대행의 표정은 전날과 비교해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데뷔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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