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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스트라이크 아니면 안받으려고요.”
KIA 김종국 감독이 절친인 KT 이강철 감독에게 ‘선전포고’(?)했다. 사상 최초로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데,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야 받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 감독은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앞서 의미있는 이벤트에 동참한다. 이날 수원구장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40인 레전드 시상식이 열린다.
통산 152승을 따내며 해태 왕조를 이끈 KT 이강철 감독이 주인공이다. 해태와 KIA에서 선수, 코치로 동고동락한 김 감독은 이 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이벤트에 동참한다. 이 감독이 시구할 때 포수로 홈플레이트 뒤에 앉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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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시속 120㎞짜리 강속구를 꽂아 넣기 위해 맹훈련했다는 후문. 이날 만난 이 감독은 “훈련을 너무 열심히해서 등에 담이 걸렸다. 앞에 1자를 빼야겠다”며 껄껄 웃었다. 시속 120㎞ 대신 20㎞짜리 ‘아리랑 볼’을 던지겠다는 얘기. 그는 “느린 공을 정확히 던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트라이크를 더 잘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포구할 때 미트 소리는 나야할텐데…”라며 “받은 사람이 잘 받을 것”이라고 또 한 번 웃었다. 국가대표 내야수 출신인 김 감독의 ‘글러브질’을 믿겠다는 의미다.
정작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만 받으려고 한다”며 “포구 훈련을 한 번도 안했다. 명투수 출신이시니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 “이 감독님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은 무조건 스트라이를 던져야 한다고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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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즈 레전드의 사상 첫 배터리 호흡은 오후 5시 58분에 플레이볼했다. 은퇴한지 17년이나 지난 영향일까. 이 감독의 시구는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스트라이크만 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김 감독은 ‘국대 내야수’ 답게 놀라운 순발력으로 거의 다이빙캐치 하듯 공을 받아냈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 관중석에 웃음꽃이 피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