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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상수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전 승리 후 팬에게 받은 선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대구 | 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감은 나쁘지 않았다.”

삼성 김상수(32)가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152일 만에 대포를 쐈다.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아 위축이 됐다.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는 홈런이 나왔다.

김상수는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5회말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고, 이것이 결승포가 됐다.

이날 삼성은 4-0의 승리를 거뒀다. 전날 당한 1-2 패배 설욕. 선발 백정현이 7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내며 시즌 2승(12패)째를 따냈고, 김상수 외에 오재일이 8회말 2타점 2루타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5회말 1사 1루에서 김상수가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롯데 선발 이인복.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김상수가 그대로 받아쳤다. 비거리 123m짜리 큼지막한 투런 홈런이 됐다. 지난 4월10일 홈 키움전 이후 152일 만에 나온 홈런이다.

코로나 이슈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꼬였다. 허리 부상까지 오면서 긴 시간 자리를 비워야 했다. 이날 전까지 52경기 출전이 전부. 기록도 타율 0.235, 1홈런 19타점, OPS 0.585에 그쳤다.

9일 롯데전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됐다. 오랜만에 홈런을 쳤다는 것이 반갑다. 김상수는 “사실 최근 타격감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훈련 때도 그랬고, 괜찮았다. 결과물을 내지 못하다 보니 쫓겼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다. 커브가 앞에서 잘 맞았다. 맞는 순간 감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삼촌과 숙모, 어머니 등 가족들이 왔다. 홈런을 치고 들어와서 가족들이 있는 곳을 향해 인사를 했다. 내가 홈런 타자가 아니지 않나. 이런 인사, 몇 번 못한다. 그래도 야구의 꽃은 홈런 아니겠나”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상수
삼성 김상수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전에서 5회말 선제 투런포를 터뜨린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현재 김상수는 공격 외에 수비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원래 자리라 할 수 있는 유격수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박진만 감독대행이 “내가 온 이후로 (김)상수에게 맡기고 있다. 활기찬 모습이 보인다. 못 잡은 곳이라도 슬라이딩을 해서 몸을 날린다. 그런 것들이 벤치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 선참의 모습이다”고 짚었다.

또한 “지금 우리 팀에서 유격수로서 가장 안정적이다.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상대 투수 등에 따라 변칙적으로 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유격수는 김상수를 기용하고 있다. 현재 팀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유격수다”고 강조했다.

이런 칭찬에 김상수는 “기용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보답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 더 열심히 하겠다.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더라. 갑자기 송구 거리가 멀어진 것도 있다. 이제는 적응이 됐다. 생각해보면, 좋을 때는 항상 내가 유격수를 봤다. 왕조 때도 그랬다.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루에 있을 때도 활기차게 하려고 했다. (김)지찬이나 (강)한울이, (오)재일이 형 등과 경기 중에도 이야기 많이 한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형들이 잘하고 있지만, 상황에 맞게 나도 힘을 내고 있다. 소리 더 크게 지르고, 파이팅 더 크게 외치고, 농담도 하고 그런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나서는 유격수다. 그래도 문제는 없다. 사실 꼭 맞는 옷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공격까지 살아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행의 신뢰도 굳건하다. 김상수가 진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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