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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8~19일 열린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빅 이슈’였던 두 차례 판정 논란이 모두 오심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라 피해자 전남은 억울함 속에서 33라운드 인천 원정을 치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오심시리즈’는 스플릿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 치명적 오점을 남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판정분석위원회는 32라운드 전남-서울 및 울산-상주 두 경기에서 각각 불거져 나온 득점 관련 판정을 모두 오심으로 20일 시인했다. 우선 18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서울 맞대결에서 종료 직전 터진 스테보의 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했다. 당시 스테보는 현영민의 왼쪽 크로스가 서울 수비수 김진규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오른발로 차 넣어 극적인 2-2 동점포를 만들었다. 이민후 주심은 현영민 크로스가 전남 소속 코니 머리에 맞은 뒤 스테보에게 흐른 것으로 판단한 듯 했다. 스테보의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면서 골을 취소했고 경기는 서울 2-1 승리로 끝났다.
19일 울산-상주 격돌에서 울산의 2-1 결승골로 연결된 페널티킥 판정도 오심이라고 밝혔다. 당시 울산 수비수 이용이 페널티지역에서 상주 수비수 곽광선에 넘어졌다는 판정에 따라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를 양동현이 차 넣었다. 심판판정분석위는 곽광선의 팔 위치가 부적절했으나 팔 힘으로 이용이 넘어지는 것엔 영향이 없었다고 봤다. 이용이 ‘시뮬레이션 액션’을 취했고 여기에 유선호 주심이 속았다는 뜻이다.
두 경기에서 공정한 판정이 이뤄졌다면 전남이 45점으로 6위, 울산이 42점으로 7위로 종전 순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26일 스플릿시스템 전 마지막 33라운드에 돌입할 수 있었다. 두 차례 오심과 함께 전남과 울산은 나란히 44점이 됐다. 득실차에서 뒤진 전남이 한 달 만에 7위로 떨어지는 비운을 맛봤다. 33라운드 이후 그룹A(상위리그)에 올라가는 6위와 그룹B(하위리그)로 떨어지는 7위는 ‘천지차이’다. 최근 2년 연속 그룹B에 속했던 전남은 올시즌 목표를 최소 6강으로 잡고 달려왔으나 마지막 순간 오심으로 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이민후-유선호 심판조가 두 경기에 연속 배정됐다는 것도 의문이다. 전남-서울에선 이민후가 주심, 유선호가 대기심을 봤고, 울산-상주에선 거꾸로 유선호가 주심, 이민후가 대기심을 봤다. 18~19일 열린 1~2부 총 11경기 중 두 심판이 두 경기에 주심과 대기심으로 연달아 짝을 이뤄 투입된 것은 이민후-유선호 조 말고 없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평가 후에 교육 혹은 배정정지 등의 징계가 심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심판 배정은 심판위원장 단독 권한이며 외부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답변, 이민후 유선호 심판의 2회 연속 ‘문제의 경기’ 배정이 ‘우연’이라는 의사를 나타냈다.
오심 하나에 한 해 농사를 망칠 위기에 놓인 전남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전남은 21일 박세연 사장 명의 항의 공문을 프로연맹에 보낼 예정이다. 전남 관계자는 “힘든 상황에서도 6강만 보고 달려왔는데…”라며 말 끝을 흐린 뒤 “너무나 억울하지만 경기가 끝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했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