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기자] 지역 속으로 밀착하기 위한 제주 유나이티드의 다채로운 활동은 계속된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강원FC의 K리그1 16라운드 경기가 열린 3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 내내 제주어가 울려 퍼졌다. 이날 제주는 제주 출신 크리에이터 뭐랭하맨을 초청해 K리그 최초 방언 진행을 시도했다. 뭐랭하맨은 제주와 관련된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로 구독자 19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뭐랭하맨은 지역 방언인 제주어로 경기 진행을 담당했다. 전반 20분 김봉수와 서진수가 교체 투입되자 “선수 교체 이수다(있습니다)”, “골 놓으랜 박수 하영 쳐줍서(골을 넣을 수 있게 박수 많이 쳐주세요)”라고 말하며 관중의 호응을 유도했다. 전반 38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는 “선수들 힘내랜 박수 쳐주게 마씸(선수들 힘내라고 박수 쳐줍시다)”, “선수들은 더 힘내줍서!(선수들은 더 힘내주세요!)”라고 외쳐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제주는 후반 1분 만에 동점을 만들며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뭐랭하맨이 “다 고치 외믄 골이 더 터질 거 닮수다(다 같이 외치면 골이 더 터질 거 같습니다!)”라고 외치자 곧바로 유리의 역전골이 터졌다. 뭐랭하맨은 “역시 제주는 제라집니다(역시 제주는 최고입니다)”라며 경기장 공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이창민의 입대 전 홈 마지막 경기였다. 뭐랭하맨은 이창민에게 “그동안 폭삭 속았수다(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K리그에서 지역 방언으로 경기 진행을 한 팀은 제주가 처음이다. 제주에 지역 방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제주 구단은 지역 밀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 방언 아나운싱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제주도는 제주어 보존과 육성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도에서는 160억원을 투입하기로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날 축구단은 제주도의 큰 과제에 힘을 보태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경기 후 뭐랭하맨은 “제주어는 우리가 보존하고 지켜야 할 소중한 연고 지역 방언이다. 제주도 유일의 프로스포츠구단 제주 유나이티드와 함께 국내 최초로 제주어 홈 경기를 진행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제주 관계자는 “연고지 제주도를 위해 뭐랭하맨과 특별한 콜라보를 진행해서 더 뜻깊었다. 단순 재미를 위하지만 않고, 의미를 두기 위해 (사)제주어연구회를 통해 제주어 조언을 받는 등의 노력도 곁들였다. 앞으로도 제주를 주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계속 시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노력 속에 제주는 관중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는 지역 특성에도 많은 팬과 호흡하고 있다. 이날도 5616명의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올시즌 제주의 평균 관중 수는 674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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