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지난달 27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감정싸움을 벌인 세계캐롬연맹(UMB)과 프로당구협회(PBA)의 관계가 더욱더 악화일로를 걸을 조짐이다. UMB가 PBA를 다시 한번 ‘미승인단체’로 규정하고 베트남 당구선수가 해당 대회에 참석할 경우 “엄중하게 제재하겠다”고 언급하면서다.

UMB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의 허위 출판물(가짜 뉴스)에 대한 경고’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사실 확인 없이 소셜미디어에 허위 또는 가짜 정보를 지속해서 내는 일부 언론사 및 제3자 저널리스트에 대해 경고하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의 한 예로 최근 베트남당구연맹(VBSF)로부터 PBA가 베트남에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었다는 기사가 소셜미디어에 게재됐다고 들었다’며 ‘이런 허위 정보는 베트남에서 우리 스포츠의 이미지와 무결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UMB와 VBSF는 앞으로 UMB 산하에서 열지 않는 국제 이벤트 참가자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MB는 VBSF 회장으로부터 받은 성명서도 공개했다. 이 성명서엔 두 가지 내용이 담겨 있다. 첫째로 ‘AALAV(PBA와 협약을 맺은 베트남 단체)는 베트남의 문화, 문학, 예술을 홍보하는 사회단체다. 이 단체는 당구 활동 및 스포츠와 관련이 없다. FMG(피델리티매니지먼트그룹.PBA 모회사)는 베트남 당구, 베트남 올림픽위원회, VBSF 또는 베트남의 스포츠 당국과 관련이 없는 비스포츠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둘째로 ‘UMB가 승인하지 않은 이벤트는 베트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베트남 당구선수와 스포츠 당국은 UMB 산하가 아닌 이벤트에 참석하거나 참가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돼 있다.

UMB는 ‘우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비영리 단체’라면서 ‘모든 국제 당구 행사가 국가 스포츠 당국과 국가연맹 승인하에 개최돼야 한다. UMB는 모든 국가에 미승인단체의 존재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PBA를 미승인단체로 재차 강조하면서 적대적인 표현을 썼다.

UBM와 PBA는 지난달 호치민에서 마주앉았다. 이희진 PBA 대표와 파룩 바르키 UMB 회장이 만나 상호 협력을 모색하려고 했으나 결렬됐다. 이 대표는 바르키 회장이 회담 전 상석에 앉는 것부터 문제 삼았으며 PBA 진출을 선언한 선수에게 징계를 매긴 것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바르키 회장은 PBA가 IOC가 인정한 단체가 아니라면서 맞섰다. 이 대표가 “PBA도 국가에서 승인받은 프로스포츠단체”라고 강조했으나 견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는 PBA가 새 시즌 베트남에서 투어를 개최하려는 것을 두고 UMB가 방해한다고 지적했는데, 바르키 회장은 “호치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PBA가 아닌 UMB와 IOC를 따르는 것”이라고 받아치는 등 양측의 대립이 컸다.

PBA는 UMB의 적대적인 성명에도 베트남 진출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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