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배우 우도환은 군복무 중이던 2021년 가을 무렵, 영화 ‘사자’를 함께 촬영한 김주환 감독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보냈다”라는 단 세 글자에 우도환은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를 보냈다는 얘기인가 했는데 대본이었어요.”

7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우도환은 “‘사자’를 촬영하며 감독님 작품은 대본도 보지 않고 무조건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정말 전역 6개월 전에 대본을 보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웃었다. 지난해 1월 5일 전역한 그는 다음날부터 ‘사냥개들’ 촬영에 들어갔다.

정찬 작가의 동명웹툰이 원작인 ‘사냥개들’은 사채업에 휘말린 두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도환은 복싱 신인왕전에서 우승한 복싱 유망주 건우로, 배우 이상이는 신인왕전에서 건우와 맞붙은 우진으로 분한다. 두 사람은 은퇴한 사채업계의 전설 최 사장(허준호 분)과 함께 악명 높은 불법 사채업자 명길(박성웅 분)에게 맞선다.

10대 시절부터 복싱이 특기이며 군 복무 중에도 몸만들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우도환은 김 감독의 시나리오를 받은 뒤 더욱 복싱 연습에 매진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로맨스물을 꿈꿨는데 액션물 제안이 올줄은 몰랐다”라며 “연병장 구석에서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셰도우 복싱을 하며 꾸준히 연습했다. 액션은 내가 나를 믿어야 하는 만큼 연습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진 역의 이상이는 지난 2021년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후반부터 계속 복싱 훈련을 받았다. 이상이는 “액션과 체형에서 캐릭터가 드러난다. 우도환이 역할을 위해 증량했다면 나는 날렵한 몸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감독의 전작 ‘청년경찰’처럼 두 배우의 브로맨스가 빛난다.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 이후 브로맨스 케미가 발전했다. 이 드라마는 브로맨스 천국이다. 류수영과 이해영의 중년 브로맨스, 우도환과 허준호의 사제 케미, 최시원과 최영준이 펼치는 미묘하고 섬세한 브로맨스도 어우러져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원작의 ‘유도’가 복싱으로 바뀐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김 감독은 “유도는 한방에 박살내는 쾌감이 있지만 부상의 위험이 크다. 액션 시퀀스를 짜다보니 복싱 타격전만한게 없었다”라며 “우도환은 군대에 있을 때부터 계속 준비를 해줬다. 온몸을 바쳐 액션을 구현해줘서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오른손잡이인 이상이는 왼손잡이로 바꿔 액션연기를 해줬다”라며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두 청년과 맞서는 무자비한 사채업자 명길 역은 배우 박성웅이 연기한다. 박성웅은 “처음에는 이해영 선배가 맡은 이두영 역 제안이 들어왔지만 대본을 읽을수록 명길에게 눈이 갔다. 이런 작품은 악의 축이 강렬해야 마지막에 통쾌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악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길에 대해 “‘사냥개’가 아닌 ‘사냥개XX’”라는 한마디로 압축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작품의 기획의도에 대해 “정찬 감독의 원작을 흥미롭게 읽었다. 코로나19 시대를 배경으로 시대적 아픔과 액션을 더하면 많은 분들이 쾌감을 느끼리라 여겼다”라며 “영화 ‘청년경찰’이후 계속 관심을 가진 청년들의 열정과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에 접점이 있어 이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배우 김새론의 분량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고를 쏟아부은 만큼 이야기가 망가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김새론 씨 분량을 최소화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냥개들’은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동시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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