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KIA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가 삼성을 만나 만만치 않은 경기를 했다. 타선의 덕을 보기는 했다. 승리도 챙겼다. 그러나 좀 더 좋아질 필요가 있다. 첫 등판의 호투가 ‘허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산체스는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6이닝 5실점이면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그래도 승리투수가 됐다. 7회초 타선이 폭발하면서 1-5에서 6-5로 뒤집었고, 이 스코어가 끝까지 갔다. 시즌 3승(2패)을 품었다.
언제나 결과보다 중요한 것이 내용이다. 2회까지는 깔끔했다. 삼성 타선보다 산체스가 우위에 섰다. 그러나 3회말 흔들렸다. 안타-안타-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에 몰렸고, 구자욱에게 우월 만루포를 맞았다. 4회말 들어서도 안타 2개를 맞으면서 1점을 추가로 줬다.
이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기는 했다. 7회초 타선이 대거 5득점하며 역전까지 갔다. 승리투수까지 됐다. 그러나 쑥스러운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체선수로 입단했다. 대만리그에서 뛰었고, KIA가 전격적으로 품었다. 첫 등판에서 날았다. 7월9일 수원 KT전에서 6.1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독특한 견제 동작, 이중키킹 등 이슈가 될 부분도 적지 않았다. ‘KIA가 외국인 투수 잘 데려왔다’는 말이 나왔다.
문제는 이후다. 다음 등판인 7월21일 광주 두산전에서 6.2이닝 4피안타(2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패전투수가 됐다. 그래도 7이닝 가까이 먹었다. 괜찮았다.
이후 5이닝 3실점-4이닝 7실점-4.1이닝 4실점으로 썩 좋지 못했다.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5이닝 5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이날 삼성을 만나 6이닝 5실점이다.
1.42로 시작했던 평균자책점이 어느새 6.03까지 올라왔다. 외국인-토종을 막론하고 6점대 평균자책점이면 기용 여부를 고민해야 할 수준이다. 하필 산체스가 이렇다. 그래서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치는 딱 하나다. ‘무조건 잘해달라’는 것 외에 없다. 출발은 좋았는데 이후가 아쉽다. 치열한 5강 싸움을 하는 상황. 외인 투수의 활약은 필수다. 산체스가 계속 이런 식이라면 KIA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 19일 삼성전에서도 최고 시속 148㎞까지 나왔다. 커브-포크볼-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갖추고 있다. 이를 잘 살려야 한다. 뭔가 꼬인 모양새다. 안 된다고 판단하면 변화를 줘야 하는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