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22일 들어왔다. 첫인상은 ‘놀라움’이다. 여러 의미로 그렇다.
착륙 후 입국장으로 향했다. 검역 관련 QR코드를 확인한 후 입국 심사를 위해 이동했다. 이때부터 사방에서 ‘친절함’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처음 온 공항이지만, 그냥 ‘가라는 대로’만 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입국심사를 마쳤다. 그러자 자원봉사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줄지어 방향을 안내했고, AD카드 발급처로 자연스럽게 도달했다. 발급처의 자원봉사자들은 환한 미소로 두 손을 흔들며 기자들을 맞이했다.

금방 AD카드가 발급됐고, 밖으로 나섰다. 이번에도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둘도 아니다. 어디로 가는지 물었고, 목적지를 말하자 “팔로우 미”라며 셔틀버스 앞까지 동행해줬다.
사실 먼 거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알아서 찾아가라고 했으면 꽤 헤맬 뻔했다. 덕분에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버스에 탑승했다.
미디어빌리지에 도착해서도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체크인 카운트에서 등록을 마친 후 정해진 숙소로 다시 이동해야 했다.

마침 이날 항저우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 숙소로 가는 도중 어디선가 자원봉사자들이 우산을 들고 나타났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덕분에 비를 피하면서 숙소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낯선 곳에 처음 왔다. 그러나 역대급 규모라는 미디어빌리지 시설부터 일품이다. 여기에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이 더해지니 문제는 더더욱 없었다.
대신 결이 다른 쪽으로 놀라운 곳도 있다. 조직위원회다. 개막도 하기 전인데 볼멘소리들이 제법 나오고 있다.
남자축구의 경우 훈련장에 취재진의 입장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설명이 달랐다. 선수촌 공개 행사 때도 그랬다. 미리 참석 명단을 요청해 전달했으나, 당일이 되니 인원 초과라 했다.

유도 대표팀도 봉변 아닌 봉변을 당했다. 22일 린푸 체육관에서 오후 2시30분부터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22일 갑자기 조직위에서 연락을 받았다. 훈련 시간이 1시간 당겨졌다고 했단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현지시각 1시 조금 넘어 도착해서 훈련 준비에 들어갔다. 조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현지 운영에 미숙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말하면, 2시30분부터 훈련 시작으로 알고, 1시경 도착해 유도복을 준비하고, 테이핑을 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갑자기 1시30분부터 훈련이라고 알려왔다는 것이다. 제때 훈련을 하지 못했다. 별다른 이유 설명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항저우가 독하게 준비한 대회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자신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다. 대회 준비에 2248억 위안(약 41조1000억원)을 들였다.
최신식 시설에, 세계적인 기업 알리바바의 본진답게 디지털도 돋보인다. 일례로 현금 한 푼 없어도 별문제가 없을 정도다. 자원봉사자들의 미소도 환하다. 여러모로 환경은 최상급이다.
조직위는 살짝 아쉽다. 5년 만에 돌아온 대회다. 1분 1초가 아깝다. 선수들이 다른 이유도 아니고, 조직위 때문에 혼란을 느껴서는 안 될 일이다. 매끄러운 진행과 운영은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는 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