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양배추에서 프로 불참러, 그리고 작은 자기까지.”

tvN ‘유퀴즈온더블록’에서 톱MC 유재석과 ‘큰자기’, ‘작은 자기’로 찰떡 호흡을 맞추는 방송인 조세호는 데뷔 이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퀴즈 온더블록’을 비롯, KBS ‘홍김동전’과 유튜브 예능 콘텐츠 ‘입에서 불나불나’, 티빙 ‘브로앤마블’ 등 다양한 예능 콘텐츠에서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조세호는 여세를 몰아 지난 9월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 엔터테이너 부문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예능인 조세호의 특징은 편안함이다. 유재석에게 “뭘 그런걸 물어봐요”라고 구박을 당해도, 안면도 없는 안재욱의 결혼식에 왜 안왔냐는 김흥국의 타박을 받을 때도 어리둥절해하며 목소리 한 번 높이지 못하고 억울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져나온다.

지금은 어리숙한 ‘작은 자기’로 사랑받는 조세호지만 그 역시 ‘미생’ 개그맨 시절에는 프로그램이 일방적으로 폐지되는 아픔을 겪곤했다.

2001년 20살 나이에 S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1등으로 합격한 조세호는 2003년 시청률 30%를 기록했던 SBS ‘좋은 친구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의 예명은 ‘양배추’. 신인개그맨으로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지만 경쟁 프로그램에 밀린 ‘좋은 친구들’은 조세호가 출연하고 7주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조세호는 “‘좋은 친구들’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 프로그램이 폐지된 후 실망이 거듭됐다.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고 자격지심에 빠져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SBS를 떠나 KBS로 이적했다. KBS2 ‘개그콘서트’의 대신맨, KBS2 ‘웃음충전소(2007)’의 ‘타짱’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마친 뒤 소집해제 후 ‘하바나(2011)’, ‘다이아몬드 걸(2012)’, ‘기막힌 외출(2013)’, ‘시간탐험대(2016)’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췄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폭식증후군에 걸려 몸무게가 99kg까지 나갔어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입에 뭔가를 넣곤 했죠. 일을 그만둘 생각에 전유성 선배를 만나 상담했더니 ‘힘들면 관둬’라고 하시더라고요. 전 그래도 ‘버텨보라’라는 말씀을 하실 줄 알았는데 ‘하든, 안 하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거 아니냐’며 ‘어차피 할 거니? 그럼 열심히 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이때 큰 깨달음을 얻었어요.”

전유성의 조언으로 다시 한 번 방송에 도전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오는 법. 엉뚱한 상황에서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2015)에 출연한 김흥국이 “왜 안재욱 결혼식에 안왔냐”고 물어본 게 발단이 됐다. 김흥국의 갑작스러운 시비에 조세호는 황당해하며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답했다. 이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조세호는 ‘프로불참러’라는 애칭을 얻게 됐다.

이후 MBC ‘무한도전’(2018)과 ‘놀면 뭐하니’(2019), 그리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2018~)’까지 연이어 유재석과 함께 하며 유재석의 ‘작은 자기’라는 부캐를 형성했다. 그는 유재석과 호흡에 대해 “형의 도움이 정말 크다”고 말했다.

“재석이형이 제 장점을 잘 살려주세요. 장단점을 구분해 끄집어 내주는 능력이 있는 형이에요. 촬영할 때마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매번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조세호는 화려한 인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빅뱅 지드래곤, 태양, BTS 지민, 이동욱, 한지민 등 특급 셀러브리티들과 친분으로 화제를 모으곤 한다.

“방송하다가 친해진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친분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방송에 출연하는 분들 대부분이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이라고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고 늘 진심을 담아 질문하곤 해요. 그러다 가까워져서 별 생각없이 연락하거나 술 한 잔 마시면 생각나는 분들이 계시죠. 제 성격 자체가 그렇게 크게 예민한 것 같지 않은 부분도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조세호의 목표는 자신의 이름을 떠올릴 때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기억하는 것이다.

“연예인은 언젠가 잊힐 수 밖에 없는 직업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누군가에게 ‘참 열심히 했던 사람’, ‘참 재미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항상 오늘의 일이 즐겁게 마무리되고 다음 날도 똑같은 하루가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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