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브라이턴=고건우통신원·김용일기자] ‘캡틴’ 손흥민이 투혼의 리그 5호 도움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의 완패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브라이턴에 있는 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브라이턴과 원정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 팀이 0-4로 크게 뒤진 후반 36분 리그 5호 도움을 기록했다.
데얀 클루셉스키가 전방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 루이스 덩크의 전진 패스를 가로 막았다. 공을 이어받은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욕심내지 않고 왼쪽 노마크 상황이던 ‘신성’ 알레호 벨리스에게 연결했다. 그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직전 에버턴과 18라운드(2-1 승)에서 리그 11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도움을 기록한 건 지난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6라운드(4-1 승)에서 3~4호를 해낸 뒤 3경기 만이다.
손흥민은 팀이 브라이턴에 초반 두 골을 허용하면서 더욱더 적극적으로 뛰었다. 윙어로 나섰지만 평소보다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이며 만회골 사냥에 애썼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6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첫 슛을 때렸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38분엔 문전에서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브라이턴 수비진 블록에 걸렸다. 전반 추가 시간에도 데스티니 우도지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면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팀이 저조한 경기력으로 내리 두 골을 더 허용한 상황에도 고군분투했다. 후반 중반 원톱으로 올라서 막판 추격골을 돕는 등 주장으로 온 힘을 다했다.
토트넘은 리그 3연승 오름세를 이끈 손흥민~히샬리송~브레넌 존슨 공격 삼각 편대가 변함없이 선발 출격했다. 데얀 클루셉스키가 뒤를 받쳤다. 브라이턴은 웰백과 주앙 페드루가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브라이턴이 적극적으로 토트넘을 공략했다. 토트넘 수비진은 여러 차례 실책을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전반 11분 만에 브라이턴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앙 페드루의 현란한 개인 전술에 토트넘 수비진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페드루의 패스를 받은 잭 하인셀우드가 페널티에이리어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올린 브라이턴은 9분 뒤 코너킥 기회에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주심이 문전 경합 상황에서 클루셉스키의 반칙을 비디오 판독(VAR)으로 잡아냈다.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주앙 페드루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차 넣었다.
토트넘은 이후 손흥민의 세 차례 슛으로 반격했으나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히샬리송도 전반 추가 시간 역습 기회에서 공을 건네받아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브라이턴 골대를 때렸다.
전열을 가다듬은 토트넘은 후반 킥오프 40초 만에 히샬리송이 후방 침투 패스를 받아 왼발로 브라이턴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히샬리송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골 운이 없었다. 후반 8분 손흥민이 상대 패스를 가로채 내준 전진 패스 때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했는데, 골문 오른쪽을 벗어났다. 후반 16분엔 클루셉스키의 후방 패스를 받아 문전에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 역시 상대 최종 수비보다 발이 앞서 있었다며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오히려 위기를 넘긴 브라이턴이 후반 18분 쐐기포를 터뜨렸다.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미사일 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토트넘 골문을 저격했다.
토트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국 변화를 줬다. 후반 20분 히샬리송과 파페 사르를 빼고 지오바니 로셀소, 브라이언 힐을 각각 교체로 투입했다. 손흥민이 중앙으로 이동해 최전방을 지켰다. 5분 뒤엔 존슨까지 빼고 알레호 벨리스까지 투입했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반격은 커녕, 후반 31분 네 번째 실점을 자초했다. 앞서 로셀소가 수비에 가담했다가 상대 교체 자원인 에반 퍼거슨에게 태클을 시도, 또다시 페널티킥을 내줬다. 주앙 페드루가 다시 키커로 나서 멀티골을 완성했다.
움츠리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6분 그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공을 잡아 왼쪽에 노마크 상황이던 벨리스에게 연결해 추격골을 해냈다.
추격에 시동을 건 토트넘은 5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벤 데이비스가 헤더로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추가 시간이 9분이나 주어졌고 파상공세를 펼쳤는데 여러 차례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거나 골대를 때렸다. 두 골을 따라붙은 것에 만족하며 2-4 패배를 안았다.
토트넘은 11승3무5패(승점 36)로 5위, 제자리걸음했다. 브라이턴은 8승6무5패(승점 30)를 기록하며 중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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