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도파민 분출구’가 됐다.
과거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힐링육아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면 최근 방송 중인 가족 예능 프로그램들은 부부 생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SBS ‘동상이몽’을 필두로 TV조선 ‘부부의 맛’, JTBC ‘1호가 될 수 없어’, MBN ‘고딩엄빠’ 등 부부 관찰 예능 프로그램들이 선보여졌다. 이어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 등 이혼한 부부의 재회와 결별 등을 소재로 내놓더니 급기야 ‘가상이혼’, ‘절연 가족’으로 소재가 옮겨갔다. 시청자들도 ‘도파민 중독’, ‘마라맛 예능’이라고 평하고 있지만 시청률과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 언제까지 ‘가상 이혼’? 시청자 원성 부른 ‘한 번쯤 이혼할 결심’
지난 14일 첫 방송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이혼할 결심’)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요리연구가 이혜정, 고민환 부부,전 축구선수 정대세와 명서현, 부부 코미디언 류담과 신유정 부부 등이 출연한다.
올해 결혼 45년차로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식은 이혜정과 고민환 부부나 쌍둥이 자녀 육아로 갈등을 빚고 있는 류담과 신유정 부부의 사연이 관심을 끌었지만 “이제는 가상 이혼까지 하는 거냐?”라는 비판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1회 4.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한 ‘이혼할 결심’은 2회 3.6%로 하락했다. 가족의 갈등을 담은 여타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되지 않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나는 바지 아빠”…‘절연 자녀’와 재회 콘셉트 ‘아빠하고 나하고’
지난해 12월 6일 첫 방송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과거 앙숙 관계였던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주자로 배우 이승연이 이혼한 친부모와 53년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았다. 방송에서는 과거 이승연 부친의 외도 때문에 이승연 모친이 집을 떠난 사연이 공개되는 등 파격적인 가정사가 공개됐다.
원로배우 백일섭도 이 방송을 통해 7년만에 사위와 술잔을 기울였다. 아내와 졸혼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로 인해 딸과 절연했다는 백일섭은 사위에게 “나는 ‘바지아빠’였다”고 속내를 토로하기도 했다.
‘절연 자녀’와 재회라는 자극성을 앞세운 만큼 ‘아빠하고 나하고’는 수요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제치고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운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다른 성적에 대해 조성경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프로그램 모두 화제성은 컸지만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배우 이승연을 섭외하고 그의 남다른 가정사가 공개됐다는 점에서 ‘아빠하고 나하고’가 초반 우위에 서게 됐다”며 “아울러 이혼이 흔해진 것 또한 ‘이혼할 결심’의 인기 감소 요인이다.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이혼까지 잦아지면서 ‘가상이혼’에 대한 충격이 덜해졌다”고 분석했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