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인기 코미디쇼 ‘SNL코리아’ 시리즈를 만든 제작사가 자사의 제작 인력을 쿠팡 자회사가 빼돌려 손해를 봤다며 거액의 민사 소송을 냈다.
‘SNL코리아’의 리부트 시리즈를 제작한 에이스토리는 25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디라이트 이병주 변호사를 통해 “쿠팡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9월 자회사 CP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톱MC 신동엽과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CP엔터테인먼트는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신동엽과 오랜 세월 함께 일한 최종욱씨가 대표를 맡았다.
에이스토리는 자사 제작2본부의 본부장이었던 안상휘씨와 그의 배우자인 장모씨, 안씨 부부가 설립한 회사 ‘우다다스튜디오’, C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이번 영업방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70억원을 청구했다.
소송은 작년 11월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됐으며 변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에이스토리는 “‘SNL코리아’를 제작하기 위해 2020년 12월 제작2본부를 신설하고 과거 tvN에서 ‘SNL코리아’ 시리즈를 제작했던 안상휘씨를 제작2본부장으로 영입했으며 제작진 11명 정규직 채용, 설비 마련 등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 제작한 ‘SNL코리아’ 리부트 시리즈는 OTT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자리 잡는데 기여했는데, 쿠팡과 안상휘씨가 뒤로 손을 잡고 에이스토리의 ‘SNL코리아’ 제작본부를 통째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또 “시즌4를 준비할 때 올해 2월 시즌5를 런칭하기로 쿠팡플레이와 협의하고 출연진 섭외까지 진행했었다”며 시즌5 제작 기회를 빼앗겼다고 강조했다.
에이스토리에 따르면 CP엔터테인먼트가 ‘SNL코리아’ MC인 신동엽을 영입한다고 발표한 작년 9월 4일 안씨가 에이스토리의 이상백 대표이사에게 “제작2본부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쿠팡으로 가겠다”고 통보했고, 이후 안씨와 제작2본부 직원 11명은 모두 퇴사했다.
안씨는 이에 대해 “에이스토리가 출연료 상습 연체 등 부당행위를 자행해왔고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이직했는데 70억원의 이적료를 요구하는 등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고 맞섰다.
‘SNL코리아’는 미국 NBC의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 ‘SNL’(Saturday Night Live)의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과거 tvN에서 2011∼2017년 시즌9까지 방송하고 종영했다. 이후 4년 만인 2021년 리부트 시리즈로 부활했다.
리부트 시리즈는 시즌1∼4는 에이스토리가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했으나 제작이 확정된 시즌5는 CP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할 예정이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