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투산=김민규 기자] “올해 나는 ‘자신감’ 그 자체입니다.”

비시즌 때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센터와 야구장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훈련에 굵은 땀을 흘렸다. 그래서일까.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지 열흘 만에 불펜 투구 수가 81개를 찍었다. 그래도 지칠 줄 모른다. 올시즌 절치부심한 NC 김시훈(25)의 얘기다. 김시훈은 “더 던질 수 있는데 완급 조절 중”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걱정 가득했던 김수경 투수 코치의 시선도 이젠 긍정이 됐다.

10일(한국시간) NC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 리드 파크 에넥스필드에서 만난 김시훈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몸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며 “비시즌 때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나온다”며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NC 필승계투요원으로 활약했던 김시훈은 올시즌 선발 후보 중 한명이다. 강인권 감독은 토종 선발진 구축을 캠프 제1 과제로 내세우고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김시훈은 “감독님께서 캠프 시작 전에 선발 전환에 대해 미리 얘기해주셨다. 그래서 비시즌 때 운동하는 것부터 다르게 준비했다. 나한테는 둘도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부담감은 없다. 오히려 준비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어쨌든 선발 경쟁이다. 그 경쟁에서 내가 제일 돋보여야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부응하고자 열심히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비시즌 때 흘린 땀과 노력의 성과일까. 캠프 때 누구보다 힘이 넘친다. 불펜 투구 갯수도 벌써 81개를 거뜬히 소화한다. 캠프 있는 동안 100개를 던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시훈은 “오늘 네 번째 불펜 투구를 했는데 갯수를 80개까지 늘렸다. 이전 캠프 때는 한 번도 이만큼 던져본 적이 없다. 선발을 준비하면서 투구 수 늘리기에 집중했다. 캠프 동안 100개까지 던질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오늘 81개를 던졌는데 제일 좋았다. ‘피치클락’에 대비해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져보고, 내가 지난해 구위가 많이 떨어지다 보니깐 패스트볼 구위에 집중하면서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구도 전체적으로 다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캠프 열흘 만에 80개 이상을 던진다. NC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많다. 김수경 투수 코치도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며 걱정 가득이다. 그때마다 김시훈은 “몸이 준비돼 있다. 선발 처음 준비하다 보니 내가 몇개까지 던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더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으로 응답했다. 이런 자신감에 김 코치의 걱정이 긍정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그는 지난해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자책감에 이를 악물었다. 실제로 김시훈은 지난해 61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김시훈은 “지난해 나는 너무 안 좋았다. 팀은 좋은 성적을 냈지만 내가 기여한 것은 매우 작았다. 내가 필승조였는데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필승조가 평균자책 4점대는 많이 높다고 생각한다. 경기 수에 비해서 이닝도 많이 못 가져가고 중간에 내려온 경기가 너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래서 비시즌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전에는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올해는 머릿 속을 비우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던질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지난해 자신감이 부족해 많이 의기소침 했었는데, 원래 내 강점이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감 있게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나는 자신감 자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