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개인의 자유롭고 다양한 미디어 창작활동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 연예인들의 ‘술방’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술방’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유튜브 술방부터 연예인 술까지…酒 전성시대

SBS ‘동물농장’ 아저씨로 활약 중인 방송인 신동엽은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을 통해 본인의 리미트(limit, 제한)를 풀었다. ‘짠한형 신동엽’은 게스트와 술을 마시며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콘텐츠다.

TV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이 혀가 꼬이고 비틀거리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술에 조예가 깊은 신동엽과 감초 역할을 하는 코미디언 정호철의 조합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플랫폼의 높은 영향력을 입증하듯 신동엽과 과거 교제한 슈퍼모델 출신 이소라까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래퍼 이영지의 유튜브 채널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은 종영한지 6개월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구독자 340만 명을 유지 중이다. 이 채널은 이영지와 게스트가 술을 마시는 MZ세대 취향 저격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채널 운영 당시 방탄소년단 진, 블랙핑크 지수, 에스파 카리나, 아이브 안유진 등이 솔직 털털한 매력을 선보였다.

‘연예인 주(술)’도 덩달아 인기다. 원스피리츠 주식회사 농업회사법인의 대표이사이자 가수 박재범은 지난 2022년 증류식 소주 ‘원소주’를 출시했다. 출시일에는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공식 론칭한 행사에 인파가 구름같이 몰려들었고, 첫날에만 준비한 물량 2만 병 중 1만 병이 팔렸다. 또한 GS25 진열대에 오른 뒤에는 전체 주류상품 매출 1위에 올랐다. 같은해 GS25에서만 500억 매출을 올렸다.

애주가로 알려진 가수 성시경도 2024년 직접 개발한 막걸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성시경은 지난해부터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과 함께 막걸리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6도, 8도, 12도 세 종류의 막걸리를 소개했다. 그는 “첨가제가 들어있지 않다. 쌀과 누룩, 물로 만들었다”라며 자신했다.

그 밖에도 이달의 소녀 출신 츄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협력해 만든 하이볼 ‘하이츄’를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티아라 효민과 배우 이엘이 각각 ‘사와’와 ‘코냑 하이볼’을 선보인 바 있다.

◇酒 전성시대, 명이 있으면 암도 있어

스타들의 주류사업은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타 신생 제품과 달리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 이름을 걸고 나온 만큼 신뢰도도 높다.

유튜브 ‘술방’은 중간 광고를 통해 주류제품을 홍보하면서 ‘술방’이라는 취지를 한층 더 살린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색다른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는 덤이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있는 법이다. 적당한 음주는 분위기를 살리지만, 과음을 하거나 취한 모습은 아동이나 청소년들에 음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했다. 자극적인 ‘술방’이 늘어남에 따라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해 11월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기존 10개 항목에서 12개 항목으로 늘려 개정했다.

추가된 두 가지 항목은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와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이다. 이후 ‘술방’마다 음주 경고 문구를 넣고 있지만 단순 문구로 실질적인 아동·청소년의 접근을 막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보다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제한 등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