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성수기를 앞둔 주류업계가 톱스타를 내세워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하락세를 겪었던 주류업계가 일찌감치 마케팅을 통한 실적 부진 만회에 나선 것이다.

주류사가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타 마케팅 성공은 곧 매출과 직결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주류는 일반 식음료와 달리 출시 초반에 인지도를 대폭 확대해야 효과적이다. 출시 초반에는 맛보다 인지도가 높아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지 못할시 신제품 개발 비용, 억대 모델료, 마케팅 비용 등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결국 저조한 매출에도 손해를 감수하고 지속 출시할지 또는 단종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올몰트 맥주인 ‘맥스’, 롯데칠성음료 지난 2월 ‘클라우드 생드래프트’의 단종 수순을 밟았다.

시장 안착을 위해 주류업계는 잠재 고객인 MZ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는 팝업스토어로 인지도 확대에 나서거나, 술집·식당 등 유흥 채널 입점에 집중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지난 3일 여의도 IFC몰에서 수지를 내세워 한맥 신제품 홍보에 적극 나섰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 2021년 출시된 한맥은 내내 성과를 내지 못한 제품이다.

오비맥주는 한맥 리뉴얼 버전인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生)’ 생맥주를 내놓으며 마케팅 전략을 강화했다. 실제 한맥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에 참석한 수지는 맥주 거품을 입가에 대며 한맥 주력 콘셉트인 ‘환상거품’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트진로는 아이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아이유는 2014년 첫 만남을 시작해 10년 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아이유는 참이슬의 ‘깨끗함’이라는 브랜드 정체성과 가장 잘 부합하는 모델”이라며 “이번 재계약은 신뢰와 의리를 기반으로 한 최고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로서의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세컨드 브랜드 맥주 ‘켈리’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징스타였던 손석구와 함께 출시된 켈리는 신규 광고, 다양한 브랜드 경험 제공 등으로 출시와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일 켈리 누적 판매율이 3억6000만병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월 출시 후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 99일 만에 1억병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인기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와 함께 신제품 맥주 ‘크러시’를 출시했다. 출시와 동시에 눈길을 끌어 인지도 확장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는 곧 매출로도 직결됐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크러시 론칭 이후 맥주 매출이 46%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주문화가 가진 낡은 분위기를 타파하고 카리나와 함께 크러시만의 새로운 매력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 톱스타 기용 자칫하면 ‘독’ 될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주류사들이 톱스타만 선호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스타의 이미지로 브랜드 제고에 나선 것인데 해당 스타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논란을 낳을 시 제품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실추된다. 이에 고액의 모델료 지급했음에도 불구 계약을 종료하거나 다른 모델로 교체하기도 한다.

실제 최근 배우 류준열과 ‘환승 열애’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되었던 배우 한소희는 3년 동안 함께했던 NH농협은행 광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NH농협은행은 배우 고윤정을 새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앞서 한소희는 지난달 초 롯데칠성음료 소주 처음처럼과의 광고 계약도 불발됐다. 롯데칠성음료는 계약기간 1년 만료 후 한소희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또 이런 스타마케팅이 지나치게 높은 스타의 몸값에 고액 모델료를 지불해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각 주류사의 마케팅 비용이 결국 소비자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주류 출고액, 사상 최대 기록…10조원 육박

국내 주류 출고금액이 출고가 인상으로 2022년에 1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2022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 조사’ 보고서와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주류 출고금액은 전년보다 12.9% 증가한 9조9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에 기록한 직전 최대치인 9조361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다.

주류 출고금액은 2015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2020년 8조7995억원까지 줄었다가 2021년 8조8345억원으로 소폭 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22년 급증했다. 맥주 출고금액은 2022년 4조1486억원으로 전년보다 14.4% 증가했고 희석식 소주는 3조9842억원으로 12.4% 늘었다.

주류 출고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부터 맥주와 소주 등 주류 출고 가격이 일제히 인상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가 2022년 2월 참이슬 후레쉬 등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바로 다음 달 처음처럼 등 일부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올렸다.

또 오비맥주가 2022년 3월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고 하이트진로는 같은 달 테라·하이트 등 맥주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롯데칠성은 그해 11월 클라우드 맥주 출고 가격을 평균 8.2%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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