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KBO리그가 이듬해부터 두 번째 신구장 시대에 접어든다. 베이스볼 파크의 개념을 뛰어넘어 야구장과 리조트를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이 만들어진다. 약 10년 주기로 인프라가 크게 향상되는 KBO리그다.

첫 번째 신구장 시대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다. 광주를 시작으로 고척, 대구, 창원에 나란히 새 야구장이 들어섰다. 2015년 1군에서 첫 시즌을 치른 KT 또한 이 시기에 맞춰 수원 구장을 리모델링했다. 고척과 수원을 제외하면 2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대형 구장. 올시즌 역대급 관중몰이도 첫 번째 신구장 시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25년부터는 두 번째 신구장 시대가 열린다.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옆에 자리한 대전 베이스볼 드림 파크가 공정률 60%를 넘어섰다. 이미 야구장 모습을 갖춘 가운데 그라운드 잔디를 비롯해 세부 시설이 들어찰 계획이다. 수용 규모는 약 2만명. 현재 1만2000석 규모인 한화 홈경기 예매 전쟁도 내년부터는 해소될 전망이다.

단순히 관중 수용 규모만 커지는 것은 아니다. 팬과 선수 모두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보고 야구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3루 내야 끝자리에 자리할 인피니티풀. 루프탑 느낌의 수영장이 들어서며 근처에 바와 자쿠지도 조성된다. 야구장과 고급 리조트를 결합한 공간으로 한여름 수영과 야구를 두루 즐길 수 있다.

선수단 시설도 차원이 다르게 바뀐다. 라커룸과 실내 훈련장, 불펜 등이 2배 이상 커진다. 최신식 사우나는 물론, 선수의 동작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바이오메커닉 기기도 설치된다. 최첨단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며, VR 기기를 활용해 모니터를 보면서 훈련에 임할 수 있다. 불펜 또한 한국 최초로 복층 구조로 설계. 투구 외에도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불펜에 별도의 휴게실도 마련됐다.

더불어 원정팀에 대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원정 라커룸에서 바로 출입이 가능한 원정팀 전용 실내 훈련장도 만들어진다. 원정 라커룸이 좁아 복도에 선수가 앉아 있는 모습도 내년부터는 사라진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비대칭 필드, 8m 몬스터월, 복층 불펜, 인피티니풀 등 국내 타 신축구장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선제적으로 채택했다”며 “대전을 기점으로 인천, 잠실, 부산 등 타 신축구장이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구장마다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8년에는 SSG의 새 홈구장 청라돔, 2032년에는 LG와 두산의 새 홈구장 잠실돔이 문을 열 계획이다. 청라돔의 경우 이미 지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잠실돔은 지난 9일 서울시를 통해 청사진이 나왔다. 잠실돔 건축에 앞서 쟁점이었던 주경기장 대체 사용에 따른 추가 동선 확보가 확정됐다.

남은 곳은 부산. 부산시와 롯데 그룹이 합의한 사직 구장 리모델링이 이뤄진다면, 1000만 관중 시대에 걸맞은 야구장 인프라를 완성한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