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충=정다워 기자] “지금은 신인 시절이 잘 기억 안 나지만…”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프로 18년 차의 베테랑이다. 신인 시절은 잘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프로 무대에 들어온 지 오래됐다.

양효진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16세 어린 신인 미들블로커를 네트 너머로 마주했다.

주인공은 GS칼텍스의 최유림.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은 최유림은 신장 190㎝의 장신 미들블로커다. 최가은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최유림을 깜짝 선발 카드로 낙점했다. 초반 두 경기에서 완패한 시점에 라인업에 변화를 줘 반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개막 세 경기 만의 선발 출전한 최유림은 1~2세트를 뛰며 1득점을 기록했다. 유효블로킹은 3회 만들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V리그에서 미들블로커 라인이 가장 강력한 현대건설을 적으로 상대하며 양효진, 이다현 등 선배들을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감독은 “솔직히 신인 선수들을 투입하지만 들어갈 시기는 아니었지만 방법이 없었다”라며 “최유림은 높이가 있어서 좋은 모습도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양효진은 최유림에 관해 묻는 질문에 “한봄고가 우리 연고지라 가서 재능 기부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선수도 있었다. 키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코트에 들어오더라. 새로운 느낌이었다”라며 웃었다. 최유림은 한봄고에서 뛰다 전학을 가 현재는 전주근영여고 소속이다.

이어 양효진은 “지금은 신인 시절이 잘 기억은 안 난다. 그땐 허허벌판에 나 혼자 덩그러니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쌓아가야 할 게 너무 많았다”라면서 “아마 최유림도 정신없었을 것이다. 본인이 뭘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날 것이다. 집념을 갖고 계속하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물고 늘어지면 좋아지는 날이 올 것”이라는 의미 있는 조언을 남겼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마냥 유쾌한 데뷔전은 아닐 수 있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른 최유림에게 현대건설전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게 분명하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