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동조합이 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욕설·협박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임원을 경찰에 신고했다.
KPGA 노조는 23일 “가혹행위 피해 직원과 함께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에 협박·강요·모욕 등 혐의를 적시해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설 연휴가 끝난 2월초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스포츠서울은 “죽을 만큼 힘들어, 정신과 진료 받고 있다” 폭언·욕설·협박에 시달린 KPGA 직원의 절규, 23일 “온 가족이 불안해한다” 욕설·폭언 KPGA 임원, 대놓고 ‘2차 가해’…두려움에 떠는 피해직원 등의 단독보도로 KPGA 한 고위 임원이 직원에 저지른 ‘가혹행위’와 ‘2차 가해’ 등을 전했다.
KPGA 임원은 피해 직원에 극심한 욕설과 폭언, 가족을 운운한 모욕, 각서 및 연차 사용 강제, 퇴사 강요 등 다수의 가혹행위를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확산되자, KPGA는 지난해 12월 해당 임원에게 무기한 정직 징계를 내렸다. KPGA는 “조직 내 신뢰와 윤리를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책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KPGA 김원섭 회장은 전직원 대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한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기 때문에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상처받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진행된 사내 전수조사에서 해당 임원에게 욕설·폭언 등을 당한 추가 피해 직원도 나왔다.
KPGA 노조 관계자는 “가해 임원으로부터 그동안 욕설 및 폭언에 시달린 직원이 10여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미 퇴사한 직원도 있었다”고 밝혔다.

‘가혹행위’를 당한 또 다른 피해 직원은 “회사가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지금까지 후속조치는 아직도 요원하다”며 “‘강도높은 재발방지책 마련, 조직문화 개선 등에 나서겠다’고 공표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실제 개선된 사항이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KPGA 한 직원은 “‘무기한 정직’은 여론이 잠잠해 지면 당장 내일 가해자를 복귀시킬 수도 있다는 것 아니냐”고 짚으며 “납득할만한 징계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또 가해 임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곧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는 확실한 처벌과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KPGA 노조는 다수 피해자들의 의사를 개별 확인해 추가적으로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