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아시아쿼터 도입을 확정했다. 2026년이다. 예견된 일이다. 도입 시기를 앞당기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2026년으로 잡았다. 남은 것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KBO는 22일 2025년 제1차 이사회 결과를 내놨다. 다양한 내용이 나왔다. 역시나 눈에 띄는 쪽은 아시아쿼터 제도 시행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 3명 외에 한 명을 더 보유할 수 있다.

아시아 국적 전체 및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다. 비아시아 국가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는 영입 불가다.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인 선수 1명을 데려올 수 있다.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20만달러(월 최대 2만 달러)다.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 100만달러와 비교하면 금액은 낮게 책정됐다. 그러나 20만달러도 한화로 약 2억8700만원이다. 웬만한 1군 주전 연봉이다.

핵심은 ‘누구’다. 정확히는 포지션이다. 포지션 무관이기에 야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 현역 메이저리거도 애를 먹는 경우가 잦다. 투수 쪽이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선발이다. 10개 구단 중 5선발이 확실히 돌아가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2024년 시라카와 게이쇼라는 사례가 있다. SSG가 로에니스 엘리아스 대체선수로 데려왔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이다.

SSG에서 다섯 경기 나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1.1이닝 8실점(7자책) 경기를 제외하면 2승1패, 평균자책점 2.49가 된다. SSG에서는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후 두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시라카와 몸값은 SSG에서 180만엔, 두산에서 400만엔이다. 한화로 5000만원 정도다. ‘가성비’라면 충분히 괜찮았다. 20만달러면 의외로 꽤 괜찮은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

선택의 폭은 생각보다 넓어 보인다. 호주리그(ABL)의 경우 더블A 수준으로 본다. 메이저리그(ML)가 보는 KBO리그도 비슷한 수준이다. 에이스가 아니라 5선발급 선수를 데려온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NPB) 2군에서 뛰는 선수도 타깃이 될 수 있다. 20만달러면 엔화로 3100만엔 정도 된다. NPB 2군에서 뛰는 선수라면 매력적인 조건일 수 있다. NPB 1군 최저연봉이 1600만엔이다. 이와 비교해도 금액이 크다.

혹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쪽도 과거 성공사례가 꽤 된다. 시라카와처럼 독립리그 선수를 데려올 수도 있다. 대만 선수도 넓게 보면 타깃이다.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늘기에 국내 선수 자리가 줄어드는 부분은 썩 좋은 일은 아니다. 대신 더 많은 외국 선수를 눈앞에서 보면서 토종 선수 기량이 올라가는 효과도 바라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을 넘기 위해 일본선수를 가까이서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