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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확실하게 1루로 정해주시니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다.”
한화 ‘윈 나우’의 신호탄 같은 존재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큰손으로 ‘광폭 행보’를 이어온 한화의 시발점이었기 때문. ‘대장 독수리’ 채은성(35) 얘기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그래서 체중도 줄였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올시즌 주전 ‘1루수’ 임무를 부여받은 채은성이 ‘가을야구’를 향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한화 ‘캡틴’ 2년 차인 채은성은 “2년째 (주장을) 하니까 좀 낫다. 첫해는 무엇이든 다 신경 쓰려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선수들을 믿고 맡겼다. 정말 필요한 부분만 해주면 되더라. 캠프에 와서도 편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2023시즌을 앞두고 채은성과 6년 9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 FA 광폭 행보의 첫 단추였다. FA 첫해인 2023시즌 137경기에 나서 타율 0.263, 23홈런 84타점 7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24경기에서 타율 0.271, 20홈런 83타점 61득점을 적었다. 2년 연속 20홈런-80타점 이상을 거뒀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체중도 4㎏ 줄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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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은 “지난해 중요할 때 내 역할을 못했다.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살을 뺐다. 많진 않지만 4㎏ 감량했다”며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은 유지했다. 몸이 가벼워지니 내 몸을 콘트롤하기 좋다. 타석에서 반응도 빨라진 것 같다.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살을 빼며 ‘독’하게 마음먹었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준비했다는 의미다. 올시즌 확실한 임무도 부여받았다. 1루수다. 캠프에서도 1루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채은성은 “1루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확실하게 내 임무가 정해지니 더 집중할 수 있어서 훨씬 좋은 것 같다”며 “솔직히 수비는 다 어려운데 나 자신도 외야보다 1루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팀에 나보다 발이 빠르고 어깨 좋은 선수가 많다. 내가 외야에 나가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그게 맞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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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독수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가을야구’다. ‘윈 나우’를 현실로 만들 적기다. 인터뷰에서 정규리그 ‘3위’를 외치며 ‘가을야구’를 강조한 것도 이유가 있다.
채은성은 “내가 딱 3위를 찍은 이유는, 물론 최종 목표는 우승으로 잡지만 현실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가을야구’를 외치고 있지만, 4~5위는 간당간당하다. 그런 느낌이 싫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가운데 3위로 콕 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부터 아프지 않고 잘하겠다. 올해는 처음부터 잘 치고 나가 끝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