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차·포·마·상을 다 떼고 장기를 뒀다. 그런데 자꾸 이긴다. 끝내 우승까지 품었다. 아산 우리은행 얘기다.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 중심에 ‘위대인’ 위성우(54) 감독이 있다.

우리은행은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와 원정 경기에서 46-44로 이겼다. 이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우리은행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우리은행을 빼면 우승 10회도 없다. 2위가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인데 각각 6회씩이다. 우리은행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이 없이 불가능했다. 2012~2023시즌 우리은행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지금과 달랐다. 만년 하위권에 허덕이는 팀. 혹독한 훈련을 통해 팀을 바꿨다.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하더니, 2017~2018시즌까지 내리 통합 6연패에 성공했다. 위 감독은 “그때는 훈련밖에 답이 없었다”고 돌아본다.

이후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 2022~2023시즌 다시 정상에 섰고, 올시즌 정규리그도 제패했다. 위 감독은 통산 10번째 우승이다.

특히 올시즌은 의미가 있다. 시즌 전 선수가 줄줄이 빠졌다.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스타즈)이 프리에이전트(FA)가 되어 떠났다. 최고 핵심선수 박지현은 해외리그(뉴질랜드)로 진출했다.

‘천하의 위성우라도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 했다. 실제로 초반은 선두권에서 살짝 멀어지는 듯했다. 끝나고 보니 또 우승이다.

‘리그 에이스’ 김단비가 공수에서 중심을 잡았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다.

보상선수로 데려온 한엄지가 웬만한 FA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이명관이 커리어 하이급 성적을 냈고, 심성영도 자기 몫을 했다. 루키 이민지는 단숨에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아시아쿼터 스나가와 나츠키-미야사카 모모나도 좋았다.

결국 이들을 잘 활용한 이가 위성우 감독이다. 일단 운영이 빼어나다. 전술의 유연함은 최고를 논한다. 혹독한 훈련이 바탕에 깔려있어 가능하다. WKBL 역대 최고 명장을 말하는 이유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가능했다. 운도 따랐다”며 “이제 플레이오프가 남았다. 다시 준비할 생각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웃었다.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힘든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는지도 모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