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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내 주제를 알아야 합니다.”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5)이 불펜피칭 후 남긴 말이다. 어깨 부상 때문에 페이스가 늦은 감은 있다. 마음이 급하다. 그러니 더 안 된다. 다시 다잡았다.
원태인은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2025 스프링캠프 세 번째 불펜피칭을 마쳤다. 투구수는 55개다. 23일 다시 던진다. 26일에는 라이브 피칭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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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징 후 원태인은 한숨부터 쉬었다. “공이 안 간다”고 했다. 뭔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 “마음에 안 든다. 마음만 앞서는 것 같다. 재활군에 있을 때 공이 정말 좋았다. 캠프에 오니 또 아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어깨 부상을 입었다. 시즌 내내 에이스로 군림했다. 15승을 올리며 다승왕에도 등극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호투를 뽐냈다. 한국시리즈 1차전 또한 잘 던졌다. 중요한 순간 어깨에 탈이 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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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 재활에 전념했다. 캠프도 1군에서 바로 시작하지 못했다. 재활군에서 스타트. 1군 선수단이 괌에서 훈련했으나, 원태인은 경산에서 몸을 만들었다. 지난 1일 오키나와로 넘어왔다. 퓨처스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그리고 지난 16일 1군 캠프에 합류했다. 두 차례 불펜피칭을 마쳤고, 이날 세 번째로 아카마 구장 불펜장에서 공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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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내 주제를 알아야 한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많이 던졌다. 나는 이번이 세 번째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마음이 급해지더라. 아직 개막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내가 급하다”고 짚었다.
이어 “분명 캠프 오기 전에 ‘천천히 올리자’고 생각했다. 막상 오니까 잘 안된다. 오늘 다시 느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절대 오버하면 안 된다. 오늘도 공이 안 가길래 세게 던지려다가 오히려 더 안 좋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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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는 다 회복됐다. 페이스만 올리면 된다. 박진만 감독은 “무리하면 안 된다. 원태인은 곧 라이브 피칭을 한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니까 잘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26일 라이브 피칭이다. 타자를 세워놓고 처음 던진다. 30구 정도 던질 전망이다. 이후 청백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연습경기 등판 여부는 아직이다. 반드시 올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시범경기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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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몸은 괜찮다. 안 아파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건강하게 시즌 소화해야 한다. 그게 첫 번째 목표다. 급하게 하지 않겠다. 밸런스 위주로, 가볍게 하면서 끌어 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4시즌 28경기 159.2이닝,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을 쐈다. 삼성 최고 핵심 선발이다. 괜히 에이스가 아니다. 부상 때문에 조금 늦기는 했다. 어쩔 수 없다. 건강을 회복했기에 페이스는 올리면 그만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