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메이저리그 복귀와 동시에 새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스프링캠프 첫 시범경기에서 3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다.
지난해까지 1번 타자로 주로 나선 이정후에게 3번 자리는 성공복귀를 향한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정후에게 3번이 낯선 자리는 아니다.

■ 왜 3번 타자인가? 멜빈 감독의 선택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타선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해 이정후를 3번 타순에 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기존 1번 타순을 맡았던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가 출루율이 높은 리드오프 역할을 맡고, 장타력을 겸비한 윌리 아다메스(2번)와 맷 채프먼(4번)을 중심으로 한 타선 조합을 고려한 결과다.
멜빈 감독은 지난 15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웨이드가 출루하면 누군가는 3번 자리에서 쳐야 한다”며 이정후의 3번 타순 기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이정후는 한국에서도 3번 타순을 맡은 경험이 있고,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적절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장타력 요구되는 3번 타자, 이정후는 적응할까?
이정후는 한국 프로야구(KBO)에서 정교한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3번 타자는 KBO 이상의 장타력이 요구된다. 이 부분이 이정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37경기에서 타율 0.262,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641로 다소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이는 시즌 초반 적응기였으며, 본격적인 장타력 향상을 위해 겨우내 훈련을 거쳤다.
이정후는 “한국에서도 3번 타자로 나선 경험이 있다. 타순이 어디든 상관없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클린업 자리의 이정후를 향한 관전 포인트
출루율이 높은 타자로 알려진 이정후가 더 많은 장타를 생산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지난해 OPS가 낮았던 만큼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좌우 타순의 조합 효과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좌타 중심 타선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타자인 맷 채프먼(4번)과의 조합에서 발생할 시너지가 주목된다.
이정후가 3번 자리에서 성과를 내면 정규시즌에서도 타순이 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성적표가 결정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만약 장타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시 1~2번 타자로 조정될 수 있다.

■이정후, ‘타격 머신’에서 ‘클러치 히터’로 진화?
290일 만에 복귀하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3번 타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는 올해 재기하는 이정후에게 중요한 화두이자 숙제다.
기존 1번 타순의 ‘출루 머신’에서 장타력과 타점 생산을 겸비한 타자로 변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이정후가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새로운 역할에 적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제 이정후의 3번 타자 적응기가 곧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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