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적수가 없는 ‘세계 1위’의 행보다.

여자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2년 만에 제패했다. 더불어 올해 출전한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괴력을 뽐냈다.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우승했다.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연달아 제패한 안세영은 전영오픈마저 정상에 오르며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전영오픈은 1899년 초대 대회를 시작, 126년 역사를 자랑한다. 배드민턴 대회 중 세계 최고 권위를 지녔다. 안세영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달성한 적이 있다. 지난해엔 부상 여파로 4강에서 야마구치 아키네(일본)에 졌는데, 2년 만에 다시 챔피언에 올랐다.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를 제압하고 4강에서 야마구치와 겨뤄 지난해 패배를 설욕한 안세영은 결승전 초반 고전했다. 야마구치와 4강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그는 테이핑을 하고 왕즈이를 상대했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서 민첩성이 떨어졌다. 1게임에 범실이 지속하며 졌다.

그러나 2게임부터 안세영은 투혼을 발휘했다. 특유의 끈질긴 수비력이 되살아났다. 6-6으로 맞선 상황에서는 79차례 랠리 끝에 점수를 얻기도 했다. 18-18로 맞섰을 때도 42차례 랠리 이후 강력한 스매시로 19-18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허벅지와 무릎 통증으로 어려움을 느꼈는데 기어코 21-18로 2게임을 따냈다.

기세를 올린 안세영은 결국 강한 체력을 앞세워 3게임에서도 왕즈이의 범실을 끌어냈다. 18-18로 맞선 가운데 왕즈이가 세 차례 연속 범실을 저질렀다. 안세영이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하며 전영오픈을 품는 순간이었다.

같은 날 열린 남자 복식에서도 서승재-김원호가 ‘금빛 스매시’에 성공했다. 둘은 인도네시아의 레오 롤리 카르나도-바가스 마울라나와 결승에서 겨뤄 세트스코어 2-0(21-19 21-19) 완승했다.

전영오픈 남자 복식에서 한국이 우승한 건 2012년 정재성-이용대 이후 13년 만이다. 통산 11번째이기도 하다. 특히 이용대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코치로 나섰는데 지도자로도 전영오픈 우승 기쁨을 맛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