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섹시했다. 로이킴의 외모가 그랬다는 말이 아니다. 확신에 가득 찬 그 눈빛.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부터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까지, 로이킴의 음악을 관통하는 신념. “사랑은 결국, 나를 포기하더라도 너를 포기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누군가는 “그건 이상적이야”라고 말했지만, 로이킴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사랑’의 숭고한 힘. 그 믿음을 품은 로이킴의 눈빛이 유난히도 섹시했다.

로이킴의 음악은 그의 사랑과 닮아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외치는 사랑이 아닌, 상대를 배려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낮추며 완성해가는 사랑이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고집하지는 않았어요. 대중이 제게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사랑도, 음악도 로이킴에게는 같다. 중요한 건 상대의 마음에 닿는 일이다.

신곡 ‘있는 모습 그대로’는 그 연장선에 있다. 사랑, 관계에 대한 질문에 로이킴은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자”고 답한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인간관계의 본질을 담은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보며 실망하기보다, 그 모습까지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로이킴의 단단한 목소리는 이번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말이다.

이 곡은 애당초 음원으로 발표할 계획은 없었다. 2023년 단독 콘서트 ‘로이 노트(Roy Note)’에서 미발매곡으로 처음 공개됐고, 팬들의 뜨거운 요청 끝에 마침내 정식 음원으로 세상에 나왔다. 무엇보다도 로이킴이 오랫동안 꿈꿔온 밴드 사운드가 본격적으로 담겼다. 오아시스(Oasis), 유투(U2), 너바나(Nirvana)의 음악을 들으며 품어 온 로망이 실현된 곡이다. 수년간 함께해 온 밴드 멤버들과의 작업 덕분에 “역대 음원 중 사운드적으로 가장 잘 뽑혔다”고 자신할 만큼 완성도 높은 곡이 탄생했다.

스타일도 달라졌다. 컬러렌즈와 볼드한 주얼리, 블러셔까지 더한 콘셉트 포토에 팬들은 ‘섹시꾸러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로이킴은 “차트 10위 안에 들면 상의 탈의하고 공연하겠다는 공약도 걸었다”며 웃었다. 팬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로이킴이 음악의 뿌리를 늘 팬들에게 두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킴의 눈은 여전히 대중을 향한다. 12년 전에 낸 ‘봄봄봄’이 여전히 사랑받고 있지만 “또 다른 시즌송 욕심은 없다”고 했다. 그저 “출근하듯” 곡을 쓴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걸어가는 창작 방식은 그의 음악을 ‘로이킴답게’ 만들어준다. 곡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후배들의 고민에 로이킴은 “그럼 안 써도 돼”라고 말할 정도로 조급하지 않다. “‘더 좋은 곡을 써야지’ 하는 마음이면, 초점이 멀어지더라고요. 제 안에서 정답을 찾기보다, 제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이 어떤 음악을 원할지 경청하려고 해요.”

상대를 헤아리는 사랑처럼, 로이킴의 음악은 이타적이다. 2012년 엠넷 ‘슈퍼스타K4’ 이후 13년간 로이킴은 단 한 번도 그 본질을 잃지 않았다. “슬플 때도 있었고, 아플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좋은 노래를 쓰고 싶다’는 열망이 남아 있는 게 감사할 뿐이에요.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세상 앞에 겸손할 수 있게 해준 시간이죠.” 로이킴의 음악은 그렇게 묵묵히 13년째 우리를 사랑해주고 있다. roku@sportsseoul.com